알레르기 정체 밝힐 고성능 진단 키트 개발
“알레르기를 검사하는 기존의 진단키트에 비해 2배 이상 효용성이 높습니다. 과거에는 수입품에 의존해 국내 실정에 맞지 않은 점이 많았는데, 이번에 우리나라 실정에 맞게 개발해 효율이 매우 높아졌습니다.”
연세대 의대 세브란스병원 알레르기내과 박중원 교수가 산업기술혁신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미래창조과학부가 선정하는 ‘장영실상’(장관상)을 최근 수상했다. 박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프로테옴텍(대표이사 임국진)과 공동연구를 통해 알레르기 다중진단용 라인형 바이오칩을 개발해 주목을 받았다.
장영실상은 정부가 국내 개발 신기술제품 중 독창성과 경제성, 기술성이 우수하고 기술혁신 성과가 뛰어난 연구개발조직을 발굴, 포상하기 위해 지난 1991년부터 시상해오고 있다.
“저희가 개발한 ‘프로티아 알러지-큐’는 하나의 플레이트에 64라인의 검사물질을 탑재해 60여종의 알레르기를 검사할 수 있습니다. 호흡기 알레르기를 검사하는 2종의 플레이트를 이용하면 107종의 알레르기를 측정할 수 있지요.”
알레르기 치료를 위해서는 원인물질을 파악하고 주변 환경에서 이를 제거해야 한다. 항원(Allergen) 특이면역치료법 등 주요 치료법은 우선 환자가 어떤 물질에 알레르기를 갖고 있는지 파악하는 검사가 필요하다.
이전에는 환자의 몸에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항원 30-55종류를 바늘로 직접 자극해 반응을 확인하는 검사법이 사용됐다. 하지만 가려움증과 알레르기 쇼크가 유발되는 등 안전성에 문제가 있어 최근 혈청을 통해 특정 알레르기 유발 인자(IgE)의 농도를 측정하는 방법을 선호하고 있다. 또 적은 검사수로 알레르기 원인물질을 찾아내는 다중검사방법들이 개발되고 있다.
이번에 박 교수팀이 개발한 제품은 기존의 진단키트와 비교할 때 2배 이상 효용성이 높다. IgE 농도는 100 IU/ml, total IgE 농도는 2000 IU/ml 까지 정량 검사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여러 항원을 직접 정제해 진단의 정확성을 높였다.
박중원 교수는 이번 제품을 같이 개발한 임국진 프로테옴텍 대표와는 10년 넘게 알레르기 진단 연구를 함께 진행 중이다. 지난 2009년에는 국내 최초의 알레르기 진단 키트 ‘어드벤슈어 알러지 스크린’을 개발하기도 했다.
박중원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프로티아 알러지-큐’는 지속적인 버전 업데이트를 통해 성능을 업그레이드 시키겠다”면서 “앞으로 알레르기 질환의 보다 정확한 원인규명과 치료를 위해 순수 정제 항원과 재조합 항원을 사용하는 CRD(Component Resolving Diagnosis) 진단키트를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근 알레르기 환자가 급증해 전 세계 인구 4명 중 1명 이상이 알레르기 증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성인의 약 20%, 어린이의 약 25%가 알레르기 질환을 갖고 있다.
박중원 교수는 겨울철 알레르기 질환 예방과 관련, “차갑고 건조한 날씨가 이어질 때는 피부 보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적절한 실내 습도를 유지하고 피부 보습제를 발라주는 도움이 된다”고 했다.
이어 “알레르기성 질환이 확진되면 전문의의 진단에 따라 꾸준히 치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집 먼지, 진드기, 꽃가루, 동물의 털, 곰팡이 등은 알레르기 비염의 대표적 발병 원인”이라고 했다.
알레르기 질환을 겪을 때 콧물이 많이 나오는 것은 항원이 코 점막 아래의 혈관이나 분비샘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재채기와 함께 코가 가렵고 막히는 증상도 수반한다. 어린이들 가운데 이런 증상과 더불어 눈물이 나거나 가려움증을 호소하면 알레르기 비염을 의심해야 한다. 자주 코를 만지고 씰룩거려서 콧등에 주름이 지거나 코피가 자주 난다면 이미 알레르기 비염에 걸렸을 가능성이 높다.
알레르기 비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집안 청소를 자주하고 실내 공기를 관리하는 등 위생에 주의해야 한다. 침대를 사용하는 경우 매트리스를 특수비닐이나 천으로 씌우고 베개 속은 합성수지 소재로 된 것이 도움이 된다. 또한 카펫, 천 소파 등을 가급적 사용하지 말고 커튼도 자주 세탁하는 것이 좋다.
박중원 교수는 “최근 강아지나 고양이 등 반려동물이 알레르기 질환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면서 “굳이 반려동물을 기르겠다면 자주 목욕시키고 알레르기의 내성을 키우는 치료법(면역요법)을 선택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