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나이에 고개가....호르몬 요법 받을까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은 남성을 더욱 남성답게 만드는데 기여한다. 이 호르몬의 수치가 떨어지면 활력이 떨어지고 원기가 부족해졌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이럴 땐 테스토스테론 보충요법을 받아야 할까. 이 치료를 고려하기 전에 왜 활력이 떨어졌는지 잠재적인 원인들을 찾아보는 것이 우선이다.
남성의 생식시스템은 여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복잡한 구조를 지닌다. 소년이 남성으로 성장하려면 테스토스테론이 적극 관여하게 되는데, 이로 인해 목소리가 굵어지고 단단한 근육이 형성되며 체모가 자라고 성욕이 생긴다.
시상하부라고 불리는 뇌 영역이 뇌하수체에 테스토스테론을 분비시키라는 신호를 보내고, 황체형성호르몬 역시 고환에 있는 세포를 자극해 이 호르몬의 생산을 돕는다. 시상하부는 정찰조 역할을 하면서 호르몬의 상태를 꾸준히 살핀다. 테스토스테론이 너무 많이 분비됐다 싶으면 뇌하수체에 분비를 줄이라는 신호를 보내고, 반대로 분비량이 부족할 때는 생산을 촉진하도록 유도한다.
테스토스테론의 분비량은 나이가 들수록 점점 줄어드는데 이를 ‘남성 갱년기’라고 한다. 그런데 나이가 젊음에도 불구하도 테스토스테론의 수치가 떨어졌을 때 나타나는 신체적인 변화가 일어나는 사람들이 있다. 근육량이 줄어들고, 생식기능이 떨어지며 혈압이 높아지거나 기분이 우울해진다는 것이다.
이럴 때 테스토스테론 보충요법이 강력한 치료법이 될 수 있다. 하지만 항상 최고의 해결책이 되는 것은 아니다. 미국 세인트루이스대학교 의과대학원이 테스토스테론 보충요법의 장단점을 확인해본 결과, 이 치료법은 수면장애부터 심부전까지 다양한 부작용을 일으킬 수도 있다.
의학서적 ‘머크 매뉴얼’에 테스토스테론에 관한 논문을 발표한 이르빈 H. 허쉬 의학박사도 남성의 생식기능이 저하됐다면 테스토스테론 수치뿐 아니라 다양한 원인들을 고려해야 한다고 보았다. 생기기능저하증은 테스토스테론의 결핍과 연관이 깊지만 간 기능이 나빠졌다거나 위장 건강에 이상이 생겼거나 급성질환, 혈당과 인슐린 수치의 변화, 뇌하수체 등의 문제가 원인일 수도 있다는 이유다.
따라서 이럴 때는 테스토스테론, 에스트로겐, 안드로스테네디온, 성호르몬 결합글로불린, 디하이드로에피안드로스테론,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 황체형성호르몬 등의 검사를 고려해야 한다. 다양한 검사를 받으려면 번거롭고 귀찮지만 장기적인 건강을 생각한다면 이러한 테스트를 받아보는 편이 낫다. 근본적인 원인을 모르는 상태에서 호르몬 보충요법만 받으면 깊은 상처에 밴드 하나 붙인 격이 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