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들도 확률 계산? 관찰만으로도 기술 습득
아기들은 호기심이 많아 항상 주변 물건들을 직접 건드려보아야 직성이 풀린다. 손으로 만져보고 입으로 빨아보고 바닥에 던져보기도 하면서 물건의 용도를 알게 되고 새로운 기술을 익히게 된다. 그렇다면 아기들은 이처럼 직접적인 체험을 통해서만 물건의 정보를 획득하는 것일까. 눈으로 보는 것만으로는 이러한 습득이 불가능할까.
미국 워싱턴대학교 연구팀이 2살 된 아기들을 대상으로 아기들이 어떻게 정보를 습득하는지 관찰해보았다. 연구팀이 이번 연구를 통해 발견한 점은 아기들도 주변의 상황을 관찰하고 이해하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 대학의 학습 및 뇌 과학연구소 애나 와이즈미어 연구원은 “현실세계에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다양하다”며 "사람이 하는 일은 그 많은 방법 중에 최선의 해결책은 무엇인지를 찾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이번 실험을 통해 아기들도 서로 다른 두 가지 방법 중 게임을 이기는데 유리한 방법을 감지할 수 있는지 확인했다”며 “또 그 중에서 더 좋은 전략을 택하고 실행할 능력이 있는지도 살펴보았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실험에 참가한 아기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나무블록을 박스에 옮기는 게임을 실행했다. 박스 근처에는 구슬이 나오는 기계를 놓았다. 연구팀이 특정 색깔과 형태의 나무블록을 박스로 옮겼을 때는 3번 중 2번꼴로 기계에서 구슬이 나왔다. 반면 또 다른 색깔과 형태의 블록을 넣었을 때는 3번에 1번꼴로 기계가 작동했다.
연구팀이 20분간 이 게임을 진행한 뒤 아기들에게 직접 블록을 옮길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그러자 아기들은 총 32번 블록을 옮기는 동안 평균 23번, 기계의 작동 확률이 높았던 블록을 택해 옮기는 행동을 보여주었다.
연구팀은 아기들이 수학적 확률에 기초해 이와 같은 행동을 했는지 확신할 수는 없지만 주변의 상황을 눈으로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아기들이 정보를 습득하고 기술을 익힐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아기들은 항상 직접 물건의 감촉을 느끼고 다양한 시도를 통해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발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연구팀은 아기들도 단지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눈여겨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새로운 기술을 익힐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 연구는 ‘발달과학저널(Journal Developmental Science)’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