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천히...부드럽게...사랑의 손길, 자존감 키운다
고무손 착각 실험 결과
사랑의 손길을 받고 자라는 것이 자아 존중감을 형성하는 데 아주 중요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부모 등이 사랑을 담은 손길로 자신의 몸을 만져줄 때 두뇌에서는 자신의 몸에 대한 소유감이 형성되며 이는 자아 존중감을 갖게 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과 허트포드셔대학의 공동연구팀이 52명의 건강한 성인들을 대상으로 ‘고무 손 착각(rubber hand illusion)’ 현상을 이용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고무손 착각은 실험 참가자의 양 손 중 하나와 고무손을 책상 위에 올려놓고 실험 참가자의 눈은 고무손을 향하게 하는 것이다. 그리고 숨겨진 실제 손과 눈에 보이는 가짜 손을 동시에 자극하는데 이럴 때 참가자는 마치 고무손이 자기 손인 것처럼 착각하게 된다.
연구팀은 참가자들이 이런 감촉을 통해 어떤 느낌을 갖는지를 참가자들에게 물었다. 이 때 손길을 빠르게 하거나 느리게 하는 식으로 속도에 변화를 줬다. 그 결과 속도가 느리고 부드러울수록 기분 좋은 느낌을 가졌으며 나아가 고무손이 자신의 몸인 것으로 의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 실험을 통해 ‘호메오스타시스(homeostasis)’라는 항상성, 즉 생체 내의 균형을 유지하려는 경향을 살펴볼 수 있었는데, 이는 정신적으로 자신의 몸의 이미지를 그려보게 하고 그에 대해 자신의 것이라고 느끼게 하는 데, 또 나아가서 자존심을 형성하고 유지시키는 데 매우 중요하다.
자신의 몸에 대한 이런 소유감이 없으면 식욕부진, 신경증, 이유를 알 수 없는 통증 등을 느낀다는 것이다. 아이카테리니 포토포울로우 박사는 “부모 등 사랑하는 사람이 자신의 몸을 부드러운 손길로 만져줄 때 이런 ‘항상성’이 생긴다”면서 “특히 빠른 속도보다는 천천히 만져줄 때 신체에 미치는 긍정적 효과가 더욱 크다”고 말했다.
이 같은 연구결과는 ‘심리학의 최전선(Frontiers in Psychology)’에 실렸으며 메디컬뉴스투데이가 13일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