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레바논전 보고 커피를 떠올리는 이유
한국 축구대표팀이 5일(한국시간) 레바논과의 2014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6차전에서 1대1로 비기며 힘겹게 조 선두 탈환에 성공했다.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전반 12분 하산 마툭에게 선제골을 내줬지만 후반 추가 시간에 김치우의 프리킥 동점골이 터지며 1대1 무승부를 기록했다. 한국은 이동국 등이 수차례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잡았지만 세 차례나 골대를 때리는 등 레바논 골문을 열지 못했다.
이로써 한국은 3승2무1패(승점 11·골 득실 +6)를 기록, 이날 경기가 없는 선두 우즈베키스탄(승점 11·골 득실 +2)과 동률을 이뤘지만 골 득실에서 앞서 A조 1위를 되찾았다.
이날 집중력이 흐트러진 모습을 보인 대표선수들을 보고 커피를 문득 떠올리게 된다. 축구선수들은 경기를 앞두고 진한 블랙 커피를 마시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커피를 즐기는 것이 아니라 억지로 먹는 선수들도 있다. 축구경기 직전 한잔의 커피는 경기력 향상에 좋다는 연구결과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축구선수들도 커피의 효능을 인정한다. 그들은 “정신이 맑아져 집중력을 기를 수 있어 좋다”고 말한다. 커피에 포함된 카페인은 혈액 속을 순환하는 지방세포의 수를 늘려준다. 근육이 이를 흡수해 태우기 때문에 기존에 저장된 탄수화물을 아껴서 운동을 오래할 수 있게 된다. 전후반 90분 동안 그라운드를 뛰어다니는 축구경기를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 이유다.
영국 엑스터 대학 연구팀이 ‘응용생리학’ 저널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운동 70분 전에 카페인 캡슐을 먹은 사람들에게 축구나 농구같은 운동을 시킨 경우 운동능력이 16%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또 근육 사이의 체액 속에 칼륨이 훨씬 적게 축적된 것으로 확인됐다. 칼륨은 축구와 같은 팀 스포츠와 근육운동 같은 무산소, 저산소 운동을 할 때의 피로와 관련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카페인은 중추신경계나 경기중의 기분·각성도·세밀한 동작 조절과 관련된 뇌 영역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영국의 ‘운동의학’ 저널에 실린 논문에 의하면 카페인을 섭취한 축구선수들은 드리블, 헤딩, 공차기 등에서 세밀한 기술을 선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레바논전에서 대표선수들은 번번이 결정적인 골 찬스를 놓치는 등 집중력이 분산된 모습을 보였다. 이들이 경기전 블랙커피 한 잔을 마셨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뜬금없이 축구와 커피의 상관관계를 이야기한 것은 이날 우리 선수들이 예전처럼 활력있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대표선수 여러분! 커피 한잔 마시고 집중력 기르세요.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