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평원, 민원 제기한 의사에 '보복 삭감' 논란
의원협회 30일 성명서 발표...심평원 "보복 삭감은 전혀 있을 수 없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이 불친절 관련 민원을 제기한 의사에 '보복 삭감'으로 대응했다는 논란이 일면서 대한의원협회가 성명서를 발표하는 등 파문이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심평원은 "심사위원의 전문의학적 자문을 받아 처리한 건으로 보복 삭감은 전혀 있을 수 없다"고 반박했다.
대한의원협회에 따르면 작년 9월 A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환자가 검사비 등을 문제로 심평원에 민원을 제기해, 심평원은 지난 1월 해당 A병원에 자료제출을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한 심평원 직원은 A병원 의사에게 “삭감되든, 안되든 무조건 보험으로 검사하고 아니면(그게 걱정되면) 아예 검사를 하지 마라” “당신 같은 일개 의사가 말해봐야 소용없다” “검사 안 해서 환자 잘못되면 병원이 책임져라” 등의 발언을 했다는 것이다.
대한의원협회는 또한 해당 심평원 직원이 A병원의 행정직원에게 “아무것도 모르면서 왜 전화하나” “그렇게 뜬구름 잡는 얘기하면 대답 못해준다” “(검사 안해서 환자에게 문제 생기면) 병원이 책임져라, 아니면 검사하고 삭감을 당하든지” 등의 발언을 했다고 전했다.
이에 A병원 행정직원은 심평원 홈페이지를 통해 해당 행정직원의 불친절에 대해 민원을 제기했고, 몇몇 심평원 관계자의 민원 철회 요구에 응하지 않자 심평원은 삭감으로 대응했다는 것이다.
심평원의 삭감은 평소에 2~3만원 정도 삭감되던 초재진산정, 야간가산 착오, 상병누락 등이 지난 1월부터는 수십만 원으로 껑충 뛰었다.
하지만 삭감의 대부분은 혈액검사인 것으로 드러났다. 당뇨병·고혈압 환자 혈액검사나 당뇨병 환자에게 필수적인 당화혈색소 검사들도 전액 삭감됐다.
대한의원협회는 30일 이같은 사실을 성명서를 통해 밝히며, 이를 “불친절 민원제기에 대한 심평원의 조직적인 보복 삭감 및 의사 죽이기”로 규정했다. 또한 이 사안이 “심평원이라는 갑의 강력한 힘으로 나약한 을을 악의적으로 굴복시키고 파괴시키고자 하는 횡포”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심평원은 해명자료를 통해 “A의원에서 임의 비급여가 확인됐고, 동 기관의 검사비용 청구가 동일규모․표시과목 요양기관의 평균치 보다 약 2배 정도가 높은 경향을 보여 정밀심사 대상에 포함됐다”고 주장했다.
또 “1회 내원하여 다종검사를 실시하는 진료경향을 보여 의학적 타당성을 확인할 필요가 있었고, 심사위원의 전문의학적 자문을 받아 처리한 건으로 보복 삭감은 전혀 있을 수 없다”고 밝혔다.
아울러 심평원은 "해당 불친절 직원이 임신초기로 예민한 상태에서 발생된 일임을 이해하여 줄 것과 직원에 대한 교육을 철저히 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