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차례상에 잡곡밥 올려도 될까?

“제사는 정성이 핵심…올려도 된다”

제삿상에는 흰 쌀밥을 올리는 것이 전통이다. 하지만 요즘은 잡곡밥이 웰빙식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그렇다면 이번 추석 차례상에 잡곡밥을 올려도 될까.

답은 “된다”다. 전통 유교의 입장에서는 제한적으로, 동양철학을 하는 이들은 전면적으로 인정한다.

성균관 전례연구위원회의 황이욱 위원은 “경전에 정해진 규정은 없지만 전통적으로 흰 쌀밥이 좋은 음식으로 생각돼 왔으므로 잡곡밥은 올리지 않는 것이 보통”이라고 전제하고 “다만 고인이 평소 좋아한 음식이라면 제사 때 올려도 상관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과거엔 빈소를 차려놓은 기간, 예컨대 3년 정도를 이 같은 허용기간으로 보았으나 오늘날은 기제사 때라도 허용된다고 본다”면서 “다만 이는 고인이 생전에 좋아했던 음식에만 한정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제삿상에 씨없는 과일은 올려선 안된다는 말이 있지만 그런 규정은 없다”면서 “과거엔 씨 없는 과일이 없었을 뿐이고 요즘은 그런 과일이 있으니 바나나 등을 올려도 무방하다”고 덧붙였다.

고려대 철학과 김형찬 교수(동양철학)는 “차례와 제사의 고갱이는 정성”이라면서 “옛날에 흰 쌀밥을 올린 것은 당시로서는 최고의 정성 표시였지만 요즘처럼 웰빙을 중시하는 시대에는 혼합곡을 올린다고 문제될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부 유학자는 개고기를 제삿상에 올리면 안된다고 주장하지만 조상이 개고기를 아주 좋아했다면 올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옛날에는 굶주림의 시대였지만 풍요로운 음식이 문제가 되는 요즘엔 혼합곡이 기름기 많은 차례 음식의 단점을 보완하는 역할까지 할 수 있다”면서 “고인이 생전에 당뇨나 고혈압을 앓았다면 혼합곡은 더욱 좋은 차례 음식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조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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