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치성 고혈압의 새 치료법 나왔다
삼성서울병원, 고주파열 이용한 ‘신장 신경 차단술’에 성공
고혈압 약을 3~4 종류나 먹으면서도 고통을 겪고 있는 난치성 고혈압 환자들이
한시름 놓게 됐다. 국내 의료진이 고주파열을 이용한 ‘난치성 고혈압 신장 신경
차단술’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삼성서울병원 심장혈관센터 권현철.최승혁교수(순환기내과) 연구팀은 22일 난치성
고혈압으로 약물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 3명을 대상으로 국내 첫 '신장 신경
차단술'에 지난 19일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신장 신경 차단술’은 혈압 조절과 관련된 중추교감신경계의 하나로서 신장(콩팥)과
뇌를 잇는 ‘신장 신경’을 전기적 충격으로 선택적으로 차단, 혈압을 올리는 레닌(Renin)
호르몬을 줄이는 치료법이다.
연구팀은 난치성 고혈압 환자의 사타구니를 통해 고주파 발생장치 전극이 연결된
카테타를 삽입, 대동맥을 따라 두 개의 신장 동맥에 접근시킨 뒤 혈관벽을 통해 5~8
와트의 에너지를 전달했다. 이를 통해 신장 동맥 바깥쪽의 교감신경에 여러 개의
미세한 절제 부위를 만들어 신경 차단에 성공했다. 시술에는 약 40~60분이 걸렸다.
이 시술법의 적용 대상은 세 가지 항고혈압 약물을 투여해도 정상혈압에 도달하지
않는 환자, 혈압이 조절됐더라도 네 가지 이상 약물을 투여해야 하는 환자다. 이번에
첫 시술을 받은 44세 남성은 평소 네 가지 고혈압 약을 복용했으나 165/110mmHg으로
혈압이 조절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 시술을 받고 이틀 뒤 퇴원했으며 혈압은 140/95mmHg로
크게 좋아졌다. 보통의 시술 후 혈압이 안정기에 들어서는 데는 평균 한 달이 걸린다.
연구팀은 “ 지나치게 활성화된 신장의 중추 교감신경계가 본태성 고혈압, 심부전,
인슐린 저항성, 만성 신장질환 등 심각한 만성질환의 원인이라는 사실이 여러 연구로
확인됐다”며 “ 이번에 성공한 시술법이 고혈압 외에 많은 만성질환의 치료 및 증상
완화의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구팀은 또 “신장 신경 차단술을 받은 뒤에도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해야
한다”며 “일부 임상 연구에서 일부 약물의 투약을 중단할 정도로 혈압이 낮춰진
사례가 있지만, 전문의와 상의하지 않고 임의로 약물치료를 중단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신장 신경 차단술은 개복수술에 비해 훨씬 더 작은 부위를 절개한다. 이
때문에 잠재적인 합병증과 부작용을 줄이고, 부분 마취로 치료 및 회복에 걸리는
시간을 크게 줄였다. 이 시술법은 지난 2월 식품의약품의안전청의 승인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