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되는 순간 잠자리 능력 떨어진다
아기 낳으면 남성 호르몬 분비 줄고 ‘부모 본능’ 생겨
남자는 자녀가 태어나는 순간부터 남성 호르몬 분비가 줄어들어 잠자리 능력도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런 현상은 아이를 낳기 전까지 남자의 신체를
지배하던 ‘수컷 본능’이 아이를 낳고 나서는 ‘부모로서의 본능’으로 바뀌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 노스웨스턴 대학교 연구팀은 최근 자녀의 출산이 남자의 신체에 어떤 변화를
주는지에 관한 연구를 진행했다. 이번 연구는 필리핀 남성 624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처음 실험에 참가한 남자들은 모두 아빠가 아닌 상태였으며 나이는 21.5~26세였다.
연구팀은 이들을 상대로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측정한 뒤 이들이 아빠가
될 때까지 호르몬 수치의 변화를 계속 체크했다.
그 결과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높은 남자들은 그렇지 않은 남성에 비해 훨씬 쉽게
아빠가 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일단 아빠가 되고 나면 테스토스테론 수치는
일시적이긴 하나 가파른 하락세를 보였다. 특히 아이가 병원에서 퇴원해 집에 들어서는
순간 호르몬 수치는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테스토스테론은 남자의 고환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남자의 성욕과 깊은 관련이
있다. 이 호르몬이 부족하면 성욕이 줄어들고 갱년기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연구팀은 이 같은 현상의 원인을 ‘수컷으로서의 본능’과 ‘아빠로서의 본능’이
차이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아이를 가지기 전까지 남자는 다른 수컷 동물과
마찬가지로 자식을 가져야 한다는 본능이 강하게 작용한다.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높다는 것은 이런 수컷 본능이 강하다는 뜻이다. 그러나 일단 아빠가 되고 나면 이런
수컷 본능은 점차 약해지고 대신 ‘아이를 잘 키우고 지원해줘야 한다’는 부모의
본능이 신체를 지배하게 된다. 이 때문에 아이를 낳으면 남성 호르몬 수치가 빠른
속도로 낮아진다는 것이 연구팀의 견해다.
다만 연구팀은 “남성 호르몬 수치가 낮아지는 것이 실제 양육을 잘 하는데 도움이
되는지는 확실치 않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미국 국립과학원 회보(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에 실렸으며 미국 의학뉴스 사이트인 메디컬뉴스투데이가
13일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