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세계육상대회, 한 차원 높게 보는 방법?
‘육상 왕초기자’의 《자유와 황홀, 육상》 화제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보다 더 재미있게 보는 방법은? 육상도 아는 만큼
보이는 만큼 육상에 대한 지식을 갖추면 ‘단순한 육상’이 살아 숨쉬게 되고 흥미진진해진다.
세계육상선수권대회와 발맞춰 육상을 인문학적으로 조명하고 육상의 원리를 재미있게
풀어쓴 책이 나왔다.
손기정기념재단 이사와 ‘육상월드 편집위원’ 등을 역임한 ‘육상 왕초기자’
김화성 동아일보 스포츠 전문기자가 글을 쓰고 손문상 화백이 삽화를 그린 ‘자유와
황홀, 육상’(알렙)은 육상을 행복하게, 감동적으로 볼 수 있는 눈을 마련해준다.
이 책의 원고는 코메디닷컴을 통해 선보였으며, 책은 출간되자마자 육상인들 사이에서
필독서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저자에 따르면 육상은 ‘인간이 살기 위해 몸부림을 쳤던 흔적’이다. 인간이
더 이상 사냥을 하지 않고도 먹고 살 수 있게 되자, 하나의 스포츠로 남게 된 것이다.
“지구의 중력은 질긴 끈이다. 아무리 높이 나는 새도 결국은 중력의 법칙에 무릎을
꿇는다. 높이뛰기는 ‘중력에 반항하는 인간의 몸부림’이다…(중략)…인간의
등 뒤에는 모두 끈이 달려 있다. 아무리 뛰쳐나가려 해도, 어느 한 순간 그 끈이
잡아당긴다…(중략)…나는 던진다, 고로 숨을 쉰다, 나는 몸을 솟구쳐 뛰어넘는다,
고로 피가 끓는다, 나는 달린다, 고로 나는 살아있다.”(‘프롤로그’에서)
저자는 이 책에서 인류 육상의 기원과 경기의 변천, 과학적 분석 뿐 아니라 대한민국
육상의 역사와 문제점까지 짚는다. 손기정 황영조 이봉주의 뒷얘기는 가슴을 뭉클하게
만든다. 책은 육상 트랙 경기의 출발 구호와 자세, 트랙의 방향, 육상 선수가 발목이
가늘고 머리가 작은 까닭, 마라톤 선수들이 선글라스를 좋아하는 이유 등에 대한
알짜 상식도 제공한다. 육상의 시발점인 고대 올림픽에 철학자인 ‘몸짱’ 소크라테스,
‘어깨가 떡 벌어진’ 플라톤 등이 참가했다는 쏠쏠한 얘깃거리도 곁들여져 있다.
이 책의 부록인 ‘육상경기 종목별 관전 가이드북 육상홀릭’는 육상을 체계적으로
관람하는 최고의 길라잡이로 꼽힐 만하다. 부록 하나만 있어도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한 차원 높은 눈으로 볼 수가 있다. 육상경기 가운데 가장 오래된 종목은? 가장 가혹한
종목은? 마라톤 코스의 길이는 어떻게 재나? 등의 물음에 궁금증이 동한다면 여기서
해답을 찾을 수가 있다.
저자 김화성 씨는 고 손기정 선생이 친구처럼, 아들처럼 가까이 했던, 육상계가
인정하는 이 분야 최고 기자다. 황영조는 “돌아가신 정봉수 감독과 손기정 선생을
가장 오랫동안 스킨십하며 취재했고 나를 현역시절부터 감독을 하고 있는 지금까지
지켜보고 있는 ‘육상 왕초 기자’”라고 설명한다. 이봉주는 “선수 시절 가장 위기에
처했을 때 나를 위로해주고 뛰게 한 분”으로 기억한다.
저자는 방대한 독서에 뿌리를 둔 해박한 지식으로 육상 뿐 아니라 문학, 축구,
음식 등의 분야에서 ‘CEO 히딩크 게임의 지배’ ‘박지성 휘젓고 박주영 쏜다’
‘책에 취해 놀다’ ‘길 위에서 놀다’ ‘걷고 싶고 머물고 싶은 우리길 21’ ‘꽃밥’
등의 명저를 펴낸 베스트셀러 작가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