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폭락하면 사람들 살 찐다

경제 나빠지면 생존본능 자극, 더 많이 먹어

최근 코스피지수가 2200선에서 1700선까지 폭락하면서 투자자들을 심란하게 하고

있다. 그런데 주가가 폭락하거나 취업률이 떨어지는 등 경제 상황이 나빠질수록 ‘살아남아야

한다’는 본능이 커져 사람들이 더 높은 칼로리의 음식을 먹게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마이애미 대학교 연구팀은 생존본능이 사람들의 음식 선택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관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실험 참가자들을 두 그룹으로 나눈 뒤

이들에게 먼저 낱말 맞추기 퀴즈를 풀도록 했다. 한 그룹이 맞힌 낱말 퀴즈 정답은

‘풍요로움’ ‘풍족함’ 등 편안하고 안정적인 단어들이었다. 반면 다른 그룹이

맞힌 낱말 퀴즈 정답은 ‘빈곤’ ‘저항’ ‘인내’ 등 생존본능을 자극하는 단어들로

구성돼 있었다.

퀴즈가 끝난 뒤 연구팀은 이들에게 두 종류의 샌드위치를 보여주고 식사 메뉴를

고르도록 했다. 그 결과 편안한 단어가 정답인 퀴즈를 푼 참가자들은 대부분 낮은

칼로리의 샌드위치를 골랐다. 반면 경제적으로 절박한 상황을 묘사한 단어 퀴즈를

푼 참가자들은 대형 고칼로리 샌드위치를 선택했다.

연구팀은 이 같은 결과에 대해 “경제적 빈곤에 관한 단어를 본 사람들은 ‘살아야

한다’는 생존본능이 자극을 받게 되고 그 결과 자연스럽게 칼로리가 높은 음식을

선택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사람은 일단 ‘생존 모드’에 돌입하면 본능적으로

더 많은 칼로리를 몸에 저장하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 같은 실험 결과가 실생활에서도 그대로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연구팀의 안토니 살레르노 연구원은 “예를 들어 주식시장이 붕괴했다거나 실업률이

높아졌다거나 하는 등의 뉴스가 보도되면 사람들은 생존 모드에 돌입하게 되고 더

높은 칼로리의 음식을 본능적으로 먹고 싶어 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번 연구는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미국 심리학회(American Psychological Association)

연례회의에서 발표됐으며 미국 방송 MSNBC 온라인판이 24일 보도했다.

    이완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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