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속 지방 성분으로 당뇨, 심장병 예측
미국·네덜란드 연구진, 관련 유전자도 발견
혈액 속의 다양한 지질(지방성 분자) 분포를 분석해 당뇨, 동맥경화, 심장병과
같은 질병을 미리 예측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지질이란 세포막과 호르몬 그리고 쓸개즙(담즙)을 구성하는 주요 성분으로 콜레스테롤
등 수백 종이 존재한다.
미국 샌안토니오에 있는 텍사스 바이오의학연구소의 조안 쿠란 박사는 멕시코계
미국인 1100명에게서 얻은 356종의 지질을 분석했다. 멕시코인을 연구 대상으로 삼은
이유는 인구의 25%가 당뇨병을 앓고 있을 정도로 당뇨병 위험이 높은 민족이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이들의 혈액을 계속 채취해 분석하면서 당뇨병 진행 상황을 관찰했다.
이들은 처음 연구를 시작할 때는 861명이 당뇨병에 걸리지 않은 상태지만 10년이
지나는 동안 이중 110명이 당뇨병에 걸렸다. 그 결과 이들의 당뇨병 진행을 예측할
수 있는 128종의 지질을 확인했다. 특히 이중에서도 디하이드로세라마이드(dhCer)라는
지질이 가장 예측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쿠란 박사는 “이는 당뇨병 위험을 나타내는 지표인 혈당이나 인슐린 수치와는
별개의 요인”이라며 “혈당이나 인슐린 수치를 측정하는 것보다 훨씬 빨리 병을
예측할 수 있어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이 지질의 생성을 제어하는
유전자가 3번 염색체 속에 들어있다는 것도 밝혀냈다.
쿠란 박사는 “현재 미국인 10명 중 1명이 당뇨병으로 고생하고 있는데 질병관리센터는
2050년에는 3명 중 1명으로 점점 상황이 악화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며 “이 방법은
당뇨병을 예측하고 치료하는데 새로운 길을 열 수 있는 의미 있는 연구”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연구는 네덜란드 로테르담에 위치한 에라스무스의학센터의 사라 윌렘스
박사가 진행했다. 박사는 10만명 이상의 지질 유전자를 분석하고 이들에게서 저밀도콜레스테롤,
고밀도 콜레스테롤, 중성지방(트리글리세리드)의 수치를 측정했다. 그 결과 나쁜
콜레스테롤인 저밀도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의 수치는 높이고 좋은 콜레스테롤인
고밀도 콜레스테롤의 수치를 낮추는 지질 유전자의 다양한 변종을 발견했다.
윌렘스 박사는 “이런 수치의 변화는 동맥경화 , 그리고 이와 관련된 심장질환의
위험을 높인다는 의미”라며 “저콜레스테롤의 수치가 높아지면 동맥을 막아 뇌졸중의
위험도 높아진다”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5월 30일 ‘유럽인간유전자학회(European Society of Human Genetics)’에서
발표되었으며 사이언스데일리 등이 2일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