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에서 국내 바이오회사인 알앤엘바이오(RNL BIO)가 배양한 줄기세포로 해외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한국인 환자가 잇따라 숨졌으므로 해외원정 시술 실태조사와
감독강화를 서둘러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에 대해 복지부 장관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답변했지만 다른 당 의원이 “문제가 없다”며 업체를 적극 변론하는 ‘특이한 상황’이
벌어졌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주승용 민주당 의원은 22일 보건복지부에 대한 종합국정감사에서
“줄기세포치료제는 국내에서 허가받지 않아 아직 안전을 장담할 수 없는데 최근
일본 오사카 병원에서 성체줄기세포 시술을 받은 환자와 중국에서 시술받은 환자가
숨졌다”며 복지부에 철저한 조사를 촉구했다.
이에 대해 진수희 복지부 장관은 “실태를 파악하고 개선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대답했지만 다른 야당인 미래희망연대 정하균 의원은 “줄기세포치료제와 중국
환자 사망의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없는 것으로 결론 났다”고 업체를 변호하는 발언을
했다. 그러나 사망자 가족 등에게 연락한 결과 이 발언은 신뢰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밝혀졌다. 해외 줄기세포 치료는 의료계가 위험에 대해 줄기차게 경고한 사안이다.
주 의원에 따르면 9월30일 일본 교토에 있는 알앤엘바이오 협력병원 교토베데스타클리닉에서
임 모 씨(73)가 링거로 성체 줄기세포를 투여 받은 뒤 폐동맥이 막혀 심장이 멎어
사망했다.
알앤엘바이오는 메디컬 투어(의료 관광) 계약을 통해 임 씨를 일본으로 데리고
가 줄기세포 관련 시술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알앤엘바이오는 3일 김해공항으로
임 씨의 시신을 운구했다.
주 의원은 “국내 환자를 해외 병원에 알선하는 것은 현행법에 위반되지 않아
이런 문제가 발생했을 때 의미 있는 조치를 취할 수 없다”며 “해외원정 시술 실태파악과
대책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미래희망연대 정하균 의원은 “본 의원실에서 확인한 결과 중국 사망
건은 줄기세포치료제 시술과의 인과관계가 없다고 결론이 난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일본에서의 사건 역시 일본 측에서 부검한 결과 사망원인이 줄기세포치료제와의
인과관계가 있는지는 정밀조사를 거쳐 두 달 후 발표될 것이라는 응답을 들었다”고
알앤엘바이오를 변호하는 발언을 했다.
하지만 작년 12월 중국에서 시술받은 뒤 귀국해 사망한 환자 전 모 씨의 유족은
“이번 사건에 대한 형사소송은 아직 진행 중이며 기소 단계가 끝났다는 말은 금시초문”이라며
“그 의원의 말은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또 이 환자 외에는 다른 환자가 중국에서 시술받은 뒤 암에 걸렸다면서 알앤엘바이오를
상대로 소송을 진행 중이어서 아무 문제도 없다는 정 의원의 말은 허위로 드러났다.
본지가 정 의원 측에 전 씨 유족의 발언을 전하고 국감에서 왜 그런 말을 했는지
묻자 의원실에서는 “알앤엘 바이오에 대해서는 오늘 처음 알았다”면서 “정 의원이
식약청 관계자를 만나 대화를 나눈 뒤 인과관계가 확실치 않다는 취지로 얘기한 것이
언론에 의해 와전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