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 위해 돈 빌린적 있으면 도박 중독
도박중독 체크리스트와 정신과 전문의 조언
방송인 신정환 씨의 해외원정 도박설에 대한 보도를 계기로 도박중독에 빠져드는
이유는 물론 중독에서 빠져나오는 방법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도박중독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중독자자신의 노력뿐만 아니라 친구 친척 가족
등 주변 사람들과 사회 시스템이 뒷받침해 주어야 한다고 정신과 교수들은 강조했다.
무엇보다 도박 중독자 자신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 주변에서 아무리 도우려
해도 귀를 닫으면 소용이 없다. 먼저 자신이 도박중독자임을 인정하고 도박중독이
치료 받아야 할 병이라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스스로가 변화의 필요성을 느껴야만
가능성이 열린다.
한양대병원 신경정신과 김석현 교수는 “도박이 얼마나 큰 파괴력을 가지고 있는지
깨달아야 하며 본인만은 예외일거라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의의 치료보다 더 중요한 것이 주변 가족이나 친구의 도움이다. 도박은 개인의
파멸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가족이나 친구에게도 상당한 피해를 준다. 포기하고 내버려
두기보다는 자신의 문제로 생각하고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주변 사람들이 도박중독자를 돕고 싶다면 우선 도박과 관련된 모든 것을 중독자
앞에서 치워버려야 한다.
돈이 될 만한 물건은 보이지 않게 두어야 한다. 화투 윷 카드 등 도박 도구로
쓰이는 물건은 버리고 전자도박장이나 경마장 경륜장 카지노 같은 장소를 피하도록
한다.
도박으로 만난 사람들과 연락하지 못하도록 해야 하며 자꾸 유혹해올 경우 연락처를
바꾸는 등 접촉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다. 카지노의 경우 가족이 일정한 절차를
밟아 신청하면 도박중독자의 입장을 막을 수 있다.
한림대한강성심병원 정신과 이병철 교수는 “주변 사람들이 무조건 도박을 끊으라고
윽박지르거나 공격하면 오히려 더 움츠러들면서 숨을 수 있다”며 “도박을 끊고
나서 생길 수 있는 가족과의 행복한 계획 등을 얘기하면서 보상심리를 북돋우고 긍정적인
생각을 갖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초기에 병원을 찾을 때도 환자 혼자만
보내기보다 같이 다니면서 대화를 많이 나누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도박을 하는 것은 개인의 자유이기에 국가가 무조건 강제로 막을 수는 없다. 하지만
손 놓고 있을 수만도 없는 것. 도박중독에 빠진 사람에게는 강제적인 차단책이 효과가
있을 수 있다.
카지노 경마 경륜 등의 도박시설에서 한 사람이 일정 돈이나 일정 횟수 이상 참여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현재 이런 규칙이 있지만 허점이 많아 맘만 먹으면 원하는 만큼
도박을 할 수 있다. 철저한 감시 시스템을 운용할 수 있는 길을 만들고 어길 시 처벌을
강화하는 것이 한 방법이다.
치료 프로그램에 대한 보다 자세한 정보도 필요하다. 이병철 교수는 “생활 주변이나
인터넷에서 도박중독을 치료하기 위한 자세한 정보나 지원시설을 찾기 힘들다”며
“도박을 끊고 싶어도 어디서 어떤 도움을 받아야할지 몰라 혼자 전전긍긍하는 사람에게
사회나 정부에서 실질적인 도움을 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도박 중독 체크 리스트
1. 당신은 일이나 공부를 하지 않고 도박으로 시간을 보낸 적이 있습니까?
2. 도박으로 가정생활을 불행하게 만든 적이 있습니까?
3. 도박이 당신의 평판에 나쁜 영향을 끼쳤습니까?
4. 빚을 갚기 위해 또는 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박을 한 적이 있습니까?
5. 도박을 한 후 후회나 양심의 가책을 느낀 적이 있습니까?
6. 도박이 당신의 야망이나 능력을 감소시키는 원인이 되었습니까?
7. 도박으로 잃은 돈을 다시 도박으로 찾아야 되겠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습니까?
8. 돈을 따고도 또 도박판에 가서 돈을 더 따야겠다는 강한 충동을 느낀 적이
있습니까?
9. 돈이 완전히 떨어질 때까지 도박을 한 적이 있습니까?
10. 도박을 하기 위해 돈을 빌린 적이 있습니까?
11. 도박을 위해 돈이 될 만한 물건을 판 적이 있습니까?
12. 도박 밑천을 생활비로 쓰는 것을 꺼린 적이 있습니까?
13. 당신과 가족의 생활을 소홀하게 만들었습니까?
14. 애초 계획한 시간보다 더 많은 시간동안 도박을 한 적이 있습니까?
15. 불안감이나 걱정거리를 피하기 위해 도박을 한 적이 있습니까?
16. 도박 밑천을 마련하기 위해 나쁜 일을 하거나 생각해 본 적이 있습니까?
17. 도박이 당신의 수면을 어렵게 만든 적이 있습니까?
18. 부부싸움, 의견대립, 실망, 좌절 때문에 도박을 하고 싶은 충동을 느낀 적
있습니까?
19. 짧은 시간 동안 도박으로 한 밑천 잡아보겠다는 강한 충동을 느낀 적 있습니까?
20. 도박 때문에 자살이나 자해행위를 생각해 본 적이 있습니까?
위 20개 질문 중 7개에 ‘예’라고 대답하면 도박 중독의 위험이 높은 것이며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한 단계다. (출처: 한국 단도박 모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