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환자, 10년 이상 장기생존 35%
연세암센터, 10년 생존자 모임 ‘새누리클럽’ 만들어
‘암’은 몇 년째 우리나라 국민의 사망원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환자들은 암이라는
진단이 나올 경우 마치 사형선고와 같은 치명적인 형벌을 받은 것처럼 “암 선고
받았다”고 말한다.
보통 암환자는 5년 생존률을 따지는데 의료기술이 발달하고 조기진단의 혜택에
힘입어 10년 이상 장기생존이 늘고 있다. 암환자 10명 가운데 3명은 10년이상 장기
생존한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세브란스병원 연세암센터(원장 정현철)는 1995~2000년 등록된 2만8838명의 암환자
가운데 10년 장기 생존 환자를 추적했더니 총 1만73명으로 전체의 34.9%였다고 16일
밝혔다.
연세암센터는 같은 날 10년 이상 장기생존자를 위한 커뮤니티인 ‘새누리클럽’을
만들었다.
10년 이상 생존 환자들의 암 정도는 △0기 13.1% △1기 37.7% △2기 29.3% △3기
15.4% △4기(말기) 4.5%로 1기 이전의 경미한 환자가 전체의 절반 이상이다.
연세암센터는 환자들의 장기생존이 늘어나는 것은 △발병 연령이 점차 젊어지고
△평균 수명이 급격히 늘고 있으며 △ 조기진단이 늘고 △전문적 치료가 늘고 있으며
△치료 환경이 좋아진 것 때문으로 설명했다.
연세암센터 정현철 원장은 “0기에 암을 발견하면 93%, 1기에 발견하면 75.8%가
10년 이상 생존하기 때문에 조기검진이 중요하다”며 “3기에 발견해도 30.6%, 4기
이상에서도 7.2%가 10년 이상 살기 때문에 암환자는 모두 치료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정현철 원장은 “10년 이상 장기 생존하는 암환자들이 늘고 있지만 이들을 배려하는
정책적, 사회적 시스템은 미흡한 상태”라며 “새누리클럽은 암을 처음 진단 받는
환자들에게 경험을 나누고 도와주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기 생존자들을 암환자로 볼 것인가는 아직 논란이 많다. 이들을 ‘암이 완치됐으므로
암 환자가 아니다’라고 단순하게 분류한다면 암의 공포에서 벗어나는 좋은 점이
있지만, 의료보험에서 제외되는 단점이 있다.
의료 전문가들은 “장기 생존자가 재발이나 2차 암의 발생 가능성이 다른 사람보다는
높지만 암환자로 분류하기는 의학적으로 맞지 않고, 정신건강 측면에서도 적절하지
않다”고 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