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HD어린이 퇴학? 학교-교사 지원 필요
컴퓨터 게임, 보조적 치료 방법으로
최근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 장애(ADHD)를 앓고 있는 초등학생이 수업분위기를
흐리고 장난을 한다는 이유로 퇴학을 당해 ADHD 어린이 교육 문제가 새삼 관심을
끌고 있다.
24일 서울중앙지법에 따르면 서울의 한 외국인학교에 다니는 A군(8)이 퇴학처분을
받자 A군의 부모는 “ADHD를 앓고 있다는 이유로 의무교육과정에 있는 아이를 퇴학한
것은 극단적인 결정”이라며 학교와 서울시교육감을 상대로 퇴학처분 무효확인 소송을
냈다.
A군의 사례가 되풀이 되지 않으려면 ADHD 어린이와 부모 뿐 아니라 일선 현장의
교사와 학교에 체계적인 이해와 주변의 지원이 필요하다.
서울대 교육학과 김동일 교수는 “지금까지 ADHD 문제는 어린이와 가족 위주로만
생각하고 학교 교사에 대한 고려가 충분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ADHD 아동의 정상적인
학교생활은 담임교사 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렵다는 것.
김교수는 “ADHD 어린이의 문제 행동을 정의하고 행동 수정 목표를 정해 구체적인
계획에 따라 프로그램을 진행하도록 전문가들의 적극 개입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학교도 ADHD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춘 교육 환경을 만들어 가야 한다. 김동일 교수는
“학교가 아이에게 맞춰준다는 느낌을 가지면 아이의 과제 수행 능력은 자연히 높아진다”면서
수준별 이동학습을 예로 들었다. 지금껏 수준별 이동학습이 상향식으로 이뤄졌다면
학교가 하향식 이동학습도 시행할 정도로 교육 환경을 진화시켜야 한다는 것.
학부모도 ‘우리 아이는 정상이다’ ‘우리 아이는 아무 문제없다’는 시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아이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려는 자세 변화가 있어야 한다. ADHD의
치료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ADHD는 또래에 비해 산만하고 충동적이며 과잉행동을 하는 상태를 말하며 치료하지
않으면 가정, 학교, 직장, 대인관계에서 문제가 생긴다.
ADHD는 뇌의 질환 중 하나. 그러나 난치병이 아니고 약과 보조치료를 통해 충분히
고칠 수 있다. 약을 먹으면서 인지행동 치료, 사회성 훈련, 놀이치료 등을 함께하면
치료 효과가 높다.
요즘에는 컴퓨터 게임이 보조 치료법으로 떠오르고 있다. 어린이가 컴퓨터 게임을
즐기는 동안 뇌의 전두엽 기능이 좋아져 문제해결 능력이나 판단 능력이 높아진다는
것.
서울대병원 소아정신과 신민섭 교수는 하버드대 의대의 뇌과학 이론을 우리나라
어린이가 좋아하는 형태의 게임으로 만들어 치료 효과를 거두고 있다. 아이가 주어진
시간 내에 양과 염소 구별하기, 잃어버린 물건 찾기 등 흥미로운 게임을 하면서 시각주의력,
청각주의력, 행동조절능력 등을 키우게 하고 있다.
신 교수는 “약물이 환자의 뇌신경을 변화시킨다면 컴퓨터 게임은 약을 도와 주의력을
강화하고 행동을 조절하도록 훈련하는 역할을 한다”면서 “새 차원의 게임에 대한
임상시험도 진행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