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혈-저혈압 환자, 피어싱 금물”

고대 로마인 용감한 전사의 상징

MBC 자연다큐멘터리 '아마존의 눈물'은 쉽게 접할 수 없는 원시부족의 삶을 꾸밈없이

보여주었다. 그 중 원시부족 조예(Zoe)족의 모습이 눈길을 끌었는데 그들은 아랫입술

아래 구멍을 뚫고 ‘뽀뚜루(poturu)'라는 긴 막대기를 꽂고 생활한다.

피어싱은 문명 이전에 존재했다는 것을 보여 준 사례다. 피어싱이란 사전적 의미로

'뚫는다'라는 뜻으로, 귀 코 배꼽 등 신체의 특정 부위에 구멍을 뚫고 링(ring)이나

막대 모양의 장신구로 치장하는 것을 말한다.

피어싱은 고대 로마인 전사들이 용감성의 상징으로도 사용했고 아프리카 원주민들이

주술 효과와 장식을 위해 은침이나 나무 침을 사용하기도 했다. 1990년대에는 유럽과

미국에서 연예인들이 피어싱을 하며 유행하기 시작했지만 일단 부정적이고 일탈의

이미지를 떨치지 못해 그다지 일반화되지 않았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미적 장식이나 액세서리의 일종으로 인식이 바뀌고 있다.

뭔가 남과 다르길 원하는 젊은이들이 선택하는 패션 아이템 중 하나가 돼가는 것.

홍익대 주변에 피어싱 업소가 밀집돼 있고 젊은이들 사이에 피어싱 인구는 늘고 있다.

한국문신동호인협의회에 따르면 이미 2006년 현재 피어싱 인구는 10만 명을 넘었다.

하지만 피어싱은 신체 일부에 바늘과 같은 뾰족한 도구를 찔러 구멍을 내는 ‘유사

의료 행위’여서 제대로 관리받지 않으면 부작용으로 고생할 수 있다.

연세대 세브란스 피부과 이주희 교수는 “소독을 제대로 하지 않고 피어싱을 하다보면

각종 균에 감염돼 염증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피어싱을 한 뒤 부작용을

경험한 사람은 4명 중 한명꼴로 전해졌다.

일반적으로 피어싱을 한 뒤 일주일 정도 피어싱 부위에 통증, 부기, 고름이 있을

수 있다. 상처가 아물 때까지 해당 부위를 소독하고 항생제를 먹어야 한다. 물이

닿지 않게 하고 만약 물기가 닿으면 깨끗한 솜이나 수건으로 물기를 조심해서 닦아내야

한다.

피어싱을 하기 전에 건강상태를 점검하는 것도 필요하다. 피부과 전문의들은 심한

빈혈이나 저혈압이라면 피어싱을 해서는 안 된다고 한다. 경희대병원 피부과 신민경

교수는 “상처가 나면 쉽게 아물지 않고 작은 혹처럼 커지는 이른 바 켈로이드 체질이라면

자제하는 것이 좋다”며 “고혈압, 심근경색 약을 먹는 경우 피어싱 뒤 피가 멈추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피어싱은 니켈, 스테인리스강, 티타늄과 같은 금속으로 만들기 때문에 이런 물질에

알레르기가 있어도 조심해야 신 교수는 “특히 배꼽이나 혀 같은 곳은 감염이 더

쉽다”고 말했다.

피부과 전문의들은 멋을 위한 피어싱이 엉뚱한 감염으로 튀는 것을 막으려면 시술자나

원하는 사람 모두 소독에 각별한 주의를 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손인규 기자

    저작권ⓒ 건강을 위한 정직한 지식. 코메디닷컴 kormedi.com / 무단전재-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

    댓글 0
    댓글 쓰기

    함께 볼 만한 콘텐츠

    관련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