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통제가 마음의 상처도 치료?

신체적 통증-마음 아플 때 뇌 반응 비슷

‘몸을 다쳤다’와 ‘마음을 다쳤다’. ‘뼈가 부서졌다’와 ‘마음이 부서졌다’.

우리는 몸을 다쳤을 때나 마음에 상채기가 생겼을 때 이를 묘사하기 위해 같은

단어를 종종 동원한다. 그런데 두통처럼 몸이 아플 때는 약국에서 쉽게 진통제를

사서 먹지만 마음이 아플 때는 의사를 만나야 아픔을 줄일 수 있다고 믿는다.

두통과 같은 신체적 아픔을 줄여주는 타이레놀(성분명: 아세트아미노펜)

같은 진통제가 마음의 아픔도 어느 정도 줄여준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마음의 아픔은

만성적인 외로움이나, 아픔을 달래기 위해 담배를 많이 피운다든지, 비만처럼 건강에

영향을 끼칠 정도로 정신적 건강이 약해진 상태를 포함한다.

미국 켄터키대학 나단 드월 교수팀은 심리적 아픔과 아세트아미노펜의 관계를

알아보기 위해 두 가지 실험을 실시했다. 첫 번째는 건강한 사람 62명을 두 그룹으로

나눠 매일 한 그룹에는 아세트아미노펜 1000mg을, 다른 그룹에게는 가짜약을 주고

매일 저녁 그날 하루 얼마나 많은 심리적 아픔을 느끼면서 지냈는지 써내게 했다.

그 결과 아세트아미노펜을 먹은 그룹에서는 심리적 아픔이 덜 했고, 가짜 약을

먹은 그룹에서는 변화가 없었다. 긍정적인 감정 수치는 두 그룹 모두 큰 변화 없이

안정적이었다.

두 번째 실험은 진통제를 먹으면 심리적 아픔도 줄어든다는 결과가 신경적으로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확인하는 것이었다. 연구진은 건강한 사람 25명을 두 그룹으로

나눠 매일 아세트아미노펜 2000mg과 가짜약을 각각 주었다. 연구시작 3주일 후 소외와

같은 사회적 거부를 당했을 때의 감정을 유발시키는 컴퓨터 게임을 하게 한 후 기능성자기공명영상(fMRI)으로

뇌 변화를 촬영했다.

조사 결과 신체적 통증

있을 때 주로 활동하는 뇌의 영역인 등쪽전두대피질, 전측뇌섬엽이 심리적 고통이

가해질 때도 활동했다. 아세트아미노펜을 먹은 그룹은 심리적 고통이 가해질 때도

통증관련 뇌의 활동이 줄어드는 모습을 보였다.

연구진은 그러나 “심리적 아픔과 불안을 완화하는데 진통제가 정말 효과적인지는

더 많은 연구가 있어야 한다”며 “아세트아미노펜을 장기간 먹으면 간 손상을 부를

수 있으므로 진통제를 먹을 때는 복약 지침을 지키고 전문의와 상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심리과학(Psychological Science)’에 발표됐고 국제논문 보도사이트

뉴스와이즈 등이 21일 보도했다.

    박양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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