샴페인, 심장병 줄이고 사랑 돋우고
“폴리페놀 성분이 혈관 확장시켜”
샴페인 속 폴리페놀 성분이 인체의 혈관을 넓혀 레드와인 못지않게 심장병과 뇌졸중을
예방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샴페인의 폴리페놀이 혈관에서 산화질소의 분비를
늘리기 때문이라는 것. 연구가 맞다면 같은 원리로 작동하는 비아그라, 레비트라
등 발기부전치료제처럼 ‘황홀한 밤’을 연출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호텔 룸의
샴페인은 ‘장식용’이 아니라 ‘훌륭한 실전용’이라는 것.
영국 레딩대 제르미 스펜서 교수 팀은 프랑스 연구진과 공동으로 샴페인이 심장과
혈관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는 연구를 진행했다. 샴페인은 탄산가스가 포함된 와인을
통칭하지만 좁게는 프랑스 샹파뉴 지역에서 생산된 스파클링 와인만을 가리킨다.
연구진의 목표는 샴페인이 심혈관 건강에서 레드와인과 비슷한 효과를 내는지,
화이트와인처럼 효과가 없는지, 그 이유가 폴리페놀 때문인지를 확인하는 것이었다.
그동안 레드와인이 폴리페놀 성분 때문에 혈액 순환에 도움이 되고 심장병, 뇌졸중을
예방하는 반면 폴리페놀이 적게 들어있는 화이트와인은 심장 건강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었지만 샴페인에 대한 연구는 많지 않았다.
스펜서 교수 팀은 20~65명을 두 그룹으로 나누어 한 그룹에게는 샴페인을 376㎖,
다른 그룹은 알코올 농도 12%에 설탕, 비타민, 미네랄, 산 등을 섞어 만든 과일 음료를
10분 내에 마시게 했다. 이들이 마신 샴페인과 과일음료의 성분 차이는 폴리페놀의
유무뿐이었다. 폴리페놀은 샴페인 외에 코코아, 커피, 차, 와인 등에도 들어있기
때문에 연구에 참여한 사람들은 실험 시작 이틀 전부터 이 음료들을 마시지 않았다.
연구진은 이들이 샴페인 음료를 마신 후 8시간 간격으로 하루 동안 혈액, 소변
샘플을 채취하고 분석했다. 이에 따르면 샴페인을 마신 그룹은 혈액 내 산화질소
수치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산화질소가 증가하면 혈관이 팽창해 혈액순환이
잘 돼서 혈액응고, 심장병, 뇌졸중 위험이 줄어든다.
스펜서 교수는 “이번 연구는 샴페인을 하루 2잔 정도 적당히 마시면 레드와인과
비슷한 방식으로 혈관 기능을 향상시킨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샴페인 가격과 상관이
없었고 ‘카바’나 ‘프레스코’ 같은 저렴한 샴페인도 같은 효과를 냈다”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영국 영양학 저널(British Journal of Nutrition)’ 11월 30일자에
실렸으며 영국 일간지 가디언 인터넷판 등이 13일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