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슐린신호 조절로 키 성장 조절”

서울대 교수팀, 초파리 실험에서 발견

인슐린 신호가 잘못되면 제대로 성장하지 못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방세포에서 인슐린 신호 전달을 촉진하는 특정 마이크로RNA가 신체의 성장을 조절할

수 있다는 사실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밝혀진 것이다.

서울대 생명과학부 김빛내리 교수 팀은 초파리의 마이크로RNA 중 하나인 miR-8이

없으면 난쟁이 초파리가 된다는 것과 이 마이크로RNA가 인슐린 신호와 관련된 효소를

억제해 세포의 성장을 방해하는 단백질의 기능도 제어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마이크로RNA는 특정 유전자의 발현을 억제해 특정 유전자

자기가 필요한 특정 단계에서만 발현하도록 조절하는 기능을 한다.

지금까지는 신체의 크기와 발육기 성장이 어떻게 조절되는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었다. 초파리 연구이긴 하지만 마이크로RNA를 통한 성장 조절은 사람의 세포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

김 교수 팀은 이번 연구에서 마이크로RNA의 표적유전자들 중 중요한 것들은 진화론적으로

보존돼 있을 것으로 가정, 초파리와 사람에게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마이크로RNA인

miR-8의 표적유전자들 중 보존된 유전자들에 관심을 집중했다. 그 결과 USH라는 표적유전자가

초파리에서 인슐린 신호 전달을 조절해 신체의 크기를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밝혀낸

것이다.

인슐린은 당뇨병과 관련된 물질로만 알려져 있지만 동물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신체의 크기를 조절할 뿐 아니라 다 자란 후에도 몸의 각종 물질대사를 조절하고

지방 축적을 제어하는 데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김 교수는 “인슐린 신호 전달은 생명의 발생 과정뿐 아니라 암, 당뇨병,

노화 등과도 관련이 있다”며 “이번 연구가 마이크로RNA와 인간의 질병 사이의 연관성을

밝히고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다고 할 수 있다”고 의의를 설명했다.

김빛내리 교수는 우리나라 기초생명과학계에서 이름만큼이나 빛나는 업적을 이룬

과학자로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이 지난 10년 동안의 연구 성과를 분석해 선정한

6명의 '지식창조대상' 수상자로 뽑히기도 했다. 마이크로RNA는 차세대 항암제 기전으로

크게 주목 받고 있다.

이 연구 결과는 11일자로 발간된 세계적인 과학학술지 ‘셀(Cell)’ 최신호에

게재됐다. 이 학술지는 지난 8월에도 암 성장에 중요한 영향을 끼치는 마이크로RNA인

Let-7의 메커니즘을 규명한 김 교수의 논문을 게재한 바 있다. 이 외에도 한편의

논문을 더 게재해 김 교수는 세계적인

과학학술지에 1년에 세 편의 논문을 실었다.

    강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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