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플루 백신 부작용 걱정, 맞어? 말어?
맞는 게 더 안전, 길랑-바레증후군 100만 명에 1명
예방 백신을 맞은 10대 남학생이 길랑-바레
증후군 의심 증상을 보이며 입원함에 따라 보건당국이 백신과의 연관성에
대해 조사 중이다.
백신을 맞은 후 가벼운 구토 증상을 보이는 사례는 종종 있었지만 중증의 이상
반응을 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보건복지가족부 중앙인플루엔자대책본부는 “경기도에 사는 16세 남학생이 지난
16일 신종플루 백신을 맞은 후 근육 약화와 마비 증세를 보여 치료를 받고 있다”며
“이 학생은 백신을 맞은 직후 현기증과 어지럼증을 호소해 이틀 후인 18일 입원해
현재 치료를 받고 있다”고 22일 밝혔다.
길랑-바레 증후군은 말초 신경에 염증이 생겨 신경세포의 전선 역할을 하는 축색의
‘수초’라는 절연물질에 손상이 생기는 급성 마비질환이다. 백신 부작용으로 인한
길랑-바레 증후군은 100만 명에 1명 정도의 비율로 생긴다.
지난 1976년 미국 뉴저지에서 돼지독감이 일어나 4500만 명에게 예방 백신을 접종한
후 500명에서 길랑-바레 증후군이 생겼고 최소 25명이 숨진 사례도 있다. ‘백신을
맞으면 심각한 부작용이 생긴다’는 근거 없는 우려감을 키우는 데 이 사건이 결정적이었다.
30여 년 전의 백신 제조 기술과 지금의 백신 제조 기술을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백신의 순도를 높이는 기술이 30년 동안 비약적으로 발달했기 때문이다.
길랑-바레 증후군은 독감에 걸리고 나서도 생길 수 있고, 설사병이나 호흡기 바이러스로도
생길 수 있다. 최근 연구에서는 백신 접종이 길랑-바레 증후군을 줄일 수 있다는
결과가 나오기도 한 만큼 길랑-바레 증후군과 백신의 관계는 아직 논란 중이다.
길랑-바레 증후군이 왜 백신을 맞은 후에 생기는 지에 대해서도 아직 명확하게
밝혀진 것이 없다. 백신으로 생긴 바이러스 항체가 신경세포를 적으로 오인해 공격하는
것일 수도 있다는 ‘자가면역설’이 있지만 이것도 아직 정확히 규명된 것은 아니다.
이와 관련 국내 신종플루 백신 임상시험에 참가했던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김우주
교수는 “지난 주까지 250만 명이 예방 주사를 맞았고 앞으로 노인, 영유아 등 고위험군에
대한 예방 접종이 실시되기 때문에 주의는 항상 기울여야 한다”며 “백신을 맞은
후에 일어난 부작용은 반드시 보고해야 하지만 백신이 원인인지 밝히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고 말했다.
현재 국내에서 접종 중인 신종플루 백신은 474명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이 진행됐다.
길랑-바레 증후군 유병률인 100만 명당 1명이라는 비율을 고려하면 이 부작용을 찾기에는
너무 적은 수였다.
신종플루 백신과 관련 지금까지 세계보건기구(WHO)에 보고된 부작용은 두통, 근육통,
고열, 콧물, 목아픔 등으로 모두 일반 독감 백신의 부작용과 비슷하다. 백신을 맞은
지 48시간 이내에 고열, 두통, 피로감, 근육통 등이 생길 수 있고 드물기는 하지만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날 수도 있다.
중국에서는 1100만 명에게 신종플루 백신이 접종됐는데 15명에게서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 2명이 사망했다. 우려되고 있는 길랑-바레 증후군도 전세계적으로 모두 10건이
보고됐다.
일본에서도 세계적인 제약사인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이 만든 신종플루 백신이
캐나다에서 호흡곤란, 혈압강하, 의식장애 등의 부작용을 일으킴에 따라 수입 중단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우주 교수는 “안전한 접종 환경을 마련하고 접종을 맞은 사람들에 대해서도
철저한 사후 감독이 필요하다”며 “희귀하게 일어나는 부작용 때문에 백신 접종을
거부하면 더 큰 위험이 생길 수 있는 만큼 현재로서는 백신을 맞는 것이 더 이롭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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