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췌장암? 당뇨합병증?

말기 췌장암은 체중감소 외에 황달-복수 증세 동반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 상태에 대해 국내외 언론의 관심이 다시 집중되고

있다. 김 위원장이 췌장암에 걸렸다는 미확인 정보가 나돌면서 13일 주가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는 증시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일부 의대 교수들은 북한 TV가 녹화 중계한 김 위원장의 최근 모습 등을 분석해

보면 췌장암일 가능성도 있지만 당뇨 합병증일 가능성이 더 높다고 말한다.

13일 YTN 보도에 따르면 한국과 중국의 정보 관계자는 김 위원장이 췌장암에 걸렸다고

전했다. 췌장암이 진단된 시기는 지난해 뇌중풍 판명 때와 비슷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언론은 췌장암이 주로 말기에 발견되고 김 위원장이 고령인 점을 감안할 때

생존 가능성은 1년 또는 5년을 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통일부는

이날 김 위원장이 췌장암에 걸린 것으로 전해졌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아는

바 없다”고 밝혔다.

조선중앙 TV가 8일 오전 평양체육관에서 열린 김일성 주석 15주기 중앙추모대회를

녹화 중계한 화면에서는 김 위원장의 모습이 이전보다 더 수척해져 있었다. 위원장이

고개 숙여 묵념을 하거나 앉아서 자료를 읽을 때 머리 윗부분 숱이 많이 빠져 있는

것이 포착됐고 무표정한 얼굴에 오른쪽 입꼬리가 올라가 입모양이 약간 비뚤어져

있었다. 대회장에 입장할 때는 다소 절룩거리고 걷는 속도도 느렸다. 옷도 그전에

딱 달라붙었던 것과는 달리 목 부분과 어깨 부분이 헐렁해져 체중이 8~10kg 정도

빠진 것으로 보였다.

췌장암으로 급격히 살 빠졌을 가능성

중앙대병원 외과 차성재 교수는 “이 정도의 정황만 가지고 췌장암인지 아닌지

판단하기는 힘들고 가능한 여러 시나리오를 갖고 추측할 수밖에 없다”며 “일단

암 중에서도 췌장암에 걸렸을 때 체중이 가장 많이 빠진다는 점으로 보면 췌장암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차성재 교수는 “당뇨병이 있는 사람이 췌장암 발병 위험이 높기 때문에 오랜

당뇨병이 악화돼 췌장암으로 이어졌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췌장암은 보통 CT(컴퓨터 단층촬영)와 초음파 촬영을 통해 발견된다. 상당수 환자가

복통 등의 증상이 뒤늦게 나타나는 데다 장기 자체가 워낙 깊숙이 자리 잡고 있어서

말기에 발견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때문에 환자 대다수가 수술 시기를 놓치고 항암치료에

의존하게 된다.

차성재 교수는 “췌장암 말기로 수술을 할 수 없고 항암치료만 받아야 하는 상황이라면

남은 시간은 6개월~1년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지난 10일 미국 일간지 워싱턴타임스는 김 위원장의 건강 상태가 위독해 서양

의약에 따른 치료를 포기한 채 한약이나 동양의학에 의존하고 있다며 많이 살아야

1년 정도일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동석호 교수는 “췌장암은 위암이나 대장암처럼 발생이

많지는 않지만 조기 발견이 어렵기 때문에 사망 위험이 높고 완치하기 힘든 무서운

암”이라며 “흡연, 만성음주, 당뇨병과 연관이 있다”고 말했다.

당뇨합병증일 가능성 더 높아

췌장암으로 보기에는 근거가 부족하고 오히려 당뇨의 합병증일 가능성이 높다는

견해도 있다.

동석호 교수는 “췌장암으로 인해 저만큼 마를 정도가 되면 이미 황달과 복수

증세가 같이 나타나기 때문에 단순히 체중 감소만 있다고 하면 췌장암으로 보기는

힘들다”며 “항암치료로 인해 머리가 빠지면 전체적으로 성글게 빠지는데 김 위원장의

머리숱을 보면 항암치료로 인한 탈모라기보다는 노화로 인한 탈모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김 위원장의 체중감소, 탈모 등은 췌장암이 아니라 당뇨합병증일 가능성이

더 높다”며 “당뇨합병증으로 동맥경화가 생겼고 동맥경화가 뇌중풍을 유발, 신경이

마비돼 거동이 불편하고 입모양이 비뚤어진 것은 거의 확실하다”고 분석했다.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박세훈 교수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췌장암

항암치료로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으로는 심하지 않은 탈모와 피부 변색, 오심, 구토,

식욕 감퇴, 체중 감소 등이 있지만 췌장암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며 “췌장암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항암치료 과정에서 나타나는 일반적 부작용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전문의들은 “김 위원장이 뇌중풍 후유증으로 판단되는 특징적인 증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해 왔다. 췌장암, 당뇨합병증 외에도 김 위원장은 노환, 뇌경색 후유증,

환각 증세 등을 보인다는 추측도 제기되고 있다.

 

    소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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