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사장애와 치매 ‘한 뿌리’
【시카고】 비만이나 당뇨병 등의 대사장애가 알츠하이머병(AD)이나 치매와
공통된 위험인자를 갖고 있으며, 그 발병에도 영향을 준다는 여러 연구 결과가 Archives
of Neurology의 대사장애와 관련한 신경질환의 특집호에 게재됐다. 내용 중 일부를
소개한다.
비만·대사장애와 치매에 성별차
UCSF(캘리포니아대학 샌프란시스코)와 샌프란시스코 재향군인의료센터 크리스틴
야페(Kristine Yaffe) 교수팀은 등록 당시 인지장애가 없는 고령여성 4,895례(평균
66.2세)를 4년간 추적한 결과, 메타볼릭신드롬 구성인자(복부비만, 고혈압, 낮은
HDL 콜레스테롤치)를 가진 군에서는 인지장애 발병 위험이 높게 나타났다고 Archives
of Neurology에 발표했다.
4년 동안 인지장애를 일으킨 경우는 메타볼릭신드롬 여성 497례(10.2%) 중 36례(7.2%),
비메타볼릭신드롬 여성 4,398례 중 181례(4.1%)였다. 메타볼릭신드롬의 구성인자가
1개 늘어날때 마다 인지장애 위험은 23% 상승했다.
교수는 “이러한 인자가 인지장애 등의 심신에 어느정도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메타볼릭신드롬 환자에 대해 인지장애를 확인하거나 메타볼릭신드롬
인자를 적극적으로 관리하면 고령자의 인지장애 발병 위험이 낮아지는지를 좀더 연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UCSF의 알카 카나야(Alka M. Kanaya) 교수팀이 실시한 Health, Aging and
Body Composition(ABC) Study에서는 고령자 3,054례를 7년간 추적한 결과, 남성 비만은
인지기능을 낮추지만 여성에서는 반대로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Archives of Neurology).
교수팀은 피험자의 지방축적도를 BMI, 허리둘레, 총지방량, 피하지방 및 내장지방(CT이용)을
측정해 평가했다.
시험시작 당시와 3, 5, 8년 후에 인지기능 검사를 실시한 결과, 남성에서는 지방축적도가
높으면 인지기능 떨어진 반면 여성에서는 그렇지 않았다.
교수는 “여성에서는 지방 축적도가 높을수록 인지기능 저하가 적다는 반비례
관계를 보였다. 기존 메타볼릭인자, 아디포사이트카인, 성호르몬에서는 이러한 성별
차이를 설명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워싱턴대학 보건대학원 아넷 피츠패트릭(Annette L. Fitzpatrick) 교수팀은 중년
비만은 치매위험을 높인다고 알려져 있지만 65세를 지나면 반대로 BMI이 높을수록
치매위험이 낮아져 저체중자가 치매 위험이 더 높다고 역시 Archives of Neurology보고했다.
교수팀은 치매가 없는 성인 2,798례(평균 74.7세)를 등록하여 50세 당시(중년기)의
체중을 확인한 후 65세 이상때(고령기)의 신장·체중을 측정했다.
평균 5.4년의 추적기간 중 480례가 치매를 일으켰으며 그 중 245례가 AD, 213례가
혈관성 치매였다.
중년기에는 BMI가 30을 넘는 비만군에서 정상체중군에 비해 치매 발병 위험이
증가했지만 고령기에서는 반대로 저체중군(BMI 20 미만)에서 치매 위험이 증가하고
비만군과 치매의 관련성은 사라졌다. 이러한 점에서 고령기에는 비만이 보호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수는 “이번 지견은 BMI의 예측 능력이 시기별로 다르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나이마다 치매위험이 다른 이유는 신체적 장애의 진행과 일치하며 obesity paradox(BMI가
증가하면 합병증·사망률이 줄어드는 현상)을 설명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높은LDL-C수치·당뇨병 있으면 빨리 발생
컬럼비아의료센터 엘리자베드 헬즈너(Elizabeth P. Helzner) 박사팀은 AD환자
156례(AD진단시 평균 83세)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총콜레스테롤(TC)과 LDL 콜레스테롤(LDL-C)수치가
높고 당뇨병 기왕력이 있으면 AD 발병 후 인지기능이 좀더 빨리 낮아진다고 밝혔다(Archives
of Neurology).
평균 3.5년간 추적한 결과 AD 진단 전에 LDL-C 수치가 높은 군과 TC 수치가 높은
군에서는 이들 수치가 정상인 군에 비해 인지검사 점수가 빠르게 낮아졌다. 이러한
결과는 당뇨병 기왕군과 비기왕군을 비교해도 마찬가지였다.
김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