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합 패류독소, 남해안 전역으로 확대
마비 등 유발…함부로 섭취 말아야
진해와 통영 해역에서 기승을 부리던 패류독소가 부산 앞바다까지 확산돼 자연산
홍합이나 굴 등 패류를 먹을 때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국립수산과학원은 경남과 부산, 전남 여수, 충남 연안의 양식·자연산 패류에
대해 마비성 패류독소 검사를 한 결과, 기준치를 초과한 마비성 패류독소가 다대포
등 부산 연안까지 번진 것으로 확인됐다고 15일 밝혔다.
마비성 패류독소는 매년 3~5월 진해, 통영 등 남해 동부 수역에서 발생하는데
이번에는 이곳을 비롯해 부산 강서구 천성동(가덕도)과 사하구 다대포, 영도구 태종대,
해운대구 송정 해역과 진해만 전 해역, 거제시 시방, 통영시 한산도와 미륵도 연안에서
잡은 진주담치(홍합)에서 식품허용 기준치인 100g 당 80㎍를 넘은 것으로 확인됐다.
부산 다대포 앞바다에서 잡은 자연산 홍합에서는 허용 기준치의 45배가량이 검출됐다.
이는 연안의 온도가 마비성 패류독소가 생기기 적당한 상태를 유지하기 때문으로
당분간은 패류독소 발생 해역이 확대되고 패류독소 농도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5월 이후 수온이 올라가면 패류독소도 사라진다.
패류독소가 기준치를 초과한 해역에서는 패류 채취가 금지되므로 이들 제품이
유통될 위험은 없다. 그러나 낚시꾼, 행락객들이 자연산 홍합이나 굴, 고둥 등을
채취해 먹다가 중독될 위험이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수산과학원 식품안전연구단 송기철 연구관은 “마비성 패류독소에 중독됐을 때는
복통, 마비, 입술 떨림 등의 증세가 나타나며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다”며
“이 독성은 끓여도 없어지지 않고 중독돼도 특별한 치료 방법이 없으므로 위험 지역에서는
함부로 채취해서 먹지 않는 것이 최선의 예방법”이라고 밝혔다.
패류독소란 홍합, 피조개, 가리비, 굴 등의 패류가 유독성 플랑크톤을 섭취해
축적되는 독이다. 패류가 알렉산드륨이라는 플랑크톤을 섭취하면 마비성 패류독소,
디노파이시스라는 플랑크톤을 섭취하면 설사성 패류독소, 니치시아라는 플랑크톤을
섭취하면 기억상실성 패류독소가 생긴다.
국내에는 설사성과 기억상실성 패류독소로 인한 식중독 사고는 거의 없지만 알렉산드륨
플랑크톤이 많아지는 봄철에 남해 동부 수역에서 마비성 패류독소가 매년 검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