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드름 속설 10가지 맞을까, 틀릴까
라면 먹으면 많이 생기고, 결혼하면 없어져?
라면 먹으면 더 핀다고도 하고, 또 결혼하면 없어진다고도 하는 여드름. 속설도
많아 이리저리 해보지만, 자칫 여드름만 덧나기 쉽다. 역사를 관통해 흘러내려오는
여드름 속설 10가지의 진실을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피부과 이광훈 교수의 도움말로
파헤쳐 보자.
속설 1. 얼굴이 더러우면 여드름 난다?
여드름은 더러워 생기는 것이 아니다. 이 교수는 “얼굴을 깨끗하게 씻지 않으면
모공 노폐물이 그대로 남아 피부 트러블이 생기기 쉽지만 그렇다고 더럽다고 반드시
여드름이 생기는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여드름이 생기는 것은 더러운 노폐물 자체보다는, 마른 피지와 떨어져 나온 각질세포가
모낭을 막아 면포가 생기기 때문이다. 면포와 피부 감염은 여드름과 관계있다. 따라서
순한 클렌징 비누로 하루 한 두 번 씻어 주면 건강한 피부를 유지할 수 있다. 너무
세게 문지르지 않도록 조심한다.
속설 2. 치약을 바르면 여드름이 없어진다?
사실무근이다. 치약은 여드름을 없애주는 근본 해결책이 될 수 없다. 치약 성분
중 멘톨이 여드름을 없애는 효과를 가지고 있다고 알려져 있지만 치약 속 멘톨은
다른 화학 성분과 함께 섞여 있기 때문에 피부를 자극시킨다. 치약에는 특히 과산화수소가
많이 들어 있는데, 과산화수소는 흰 치아를 갖게는 하지만 얼굴에 바르면 쓰라리고
피부가 타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속설 3. 음식을 잘못 먹으면 난다?
이 교수는 “특정 음식이 여드름을 일으키는지에 대해선 아직 논란이 많다”고
말했다. 미국에는 초콜릿을 먹으면 여드름이 난다는 오랜 속설이 있다. 하지만 초콜릿과
여드름의 관계에 대해선 아직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상관관계가 나오지 않고 있다.
감자칩이나 설탕이 많이 들어간 음식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요오드 수치가 높은 식품이나 우유는 여드름을 악화시키는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요오드는 해산물에 풍부하게 함유돼 있으므로, 여드름이 있는 사람에게는 해산물을
많이 섭취하지 말라고 조언해 줄 수 있다.
속설 4. 섹스와 관련 있다?
그렇지 않다. 여드름이 생기는 데 남성 호르몬이 관계하기 때문에 나온 잘못된
속설이다. 따라서 금욕을 하면 여드름이 많이 생기고, 성행위나 자위행위를 많이
한다고 여드름이 줄지는 않는다. 반대로 자위행위를 많이 하면 여드름이 늘어난다는
속설도 있지만 이 역시 틀렸다. 이는 섹스와 피지 생성 사이의 관련성이 명백하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 호르몬 수치에 영향을 미쳐 피부 트러블이
나타날 수는 있다.
속설 5. 여드름은 10대들의 전유물이다?
10대에 많이 나지만 성인에게도 여드름은 난다. 여드름은 대개 20대 초반에 들어서면서
없어지지만 일부 사람들은 30대, 40대에 들어 여드름이 처음 나기도 한다. 10대에
여드름이 많은 것은 기본적으로 호르몬의 영향 때문이다. 반면 성인 여드름은 스트레스가
원인인 경우가 많다.
속설 6. 여드름은 외모에만 영향을 미친다?
여드름은 외모 뿐 아니라 심리적 억압감에도 영향을 미친다. 여드름이 많은 사람은
우울증에 걸리기 쉽고, 자의식도 낮다. 심각한 상태의 여드름은 사회적 관계를 맺는
데 영향을 미친다.
속설 7. 여드름은 짜내는 것이 최고?
여드름을 짜면 박테리아를 전염시켜 여드름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 또한 흉터도
남길 수 있다. 여드름을 없애는 방법으로 추천할 수 없다.
속설 8. 햇볕 쬐면 없어진다?
햇볕을 쬐어 주면 여드름을 없앨 수 있다는 믿음이 수십 년 동안 있어 왔다. 햇빛에
노출되면 피부 기름기가 없어지므로 효과가 있어 보인다. 하지만 피부는 빠르게 햇빛
노출에 익숙해지므로 그 효과는 곧 끝난다. 이 교수는 “오랫동안 피부가 햇빛에
노출되면 피부암의 원인이 된다"고 말했다.
속설 9. 화장품이 여드름을 일으킨다?
그렇다. 화장품 잔여물이 모공을 막을 수 있다. 화장품 성분 표시에 ‘여드름을
유발하지 않는다’는 뜻의 ‘noncomedogenic’또는 ‘onacnegenic‘ 표시가 있으면
사용해도 안전하다. 일부 화장품 브랜드는 여드름 치료 성분을 포함하고 있다.
속설 10. 약을 많이 쓸수록 좋다?
여드름 약을 듬뿍 써야 낫는다는 사람도 있다. 바르는 여드름 연고를 너무 많이
바르면 피부를 자극한다. 또한 먹는 여드름 약의 과다복용은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여드름을 없애려다 더 큰 화를 부르는 격이 된다. 처방전을 따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