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속에서 종교-정치는 ‘한 마음’?
동일한 뇌 부위가 신앙-정치-도덕 담당
뇌 속에 ‘신의 영역’이 따로 있는지를 밝히기 위한 미국 연구진의 실험 결과,
뇌 속에 신의 영역은 따로 없으며, 신앙심과 관계되는 뇌 부위는 정치-도덕을 관장하는
부위와 동일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러한 실험 결과를 토대로 연구진은 “종교심은
인간의 사회적 인지능력의 발달과 함께 진화해 온 것”이란 결론을 내렸다.
미국 국립 신경질환-뇌졸중 연구소의 인지신경학자 조단 그래프만 박사 팀은 기독교인,
무슬림, 유대인, 불교인으로 구성된 40명의 피실험자를 대상으로 신앙심이 작동할
때 뇌의 어느 부위가 활성화되는지를 관찰했다.
연구진은 피실험자들에게 3가지 문장에 대해 숙고하도록 했다. 첫 문장은 ‘신이
나의 모든 행동을 이끈다’였다. 이때 뇌의 전두엽, 즉 감정이입에 관계되는 부위가
활성화됐다.
두 번째 문장은 ‘신이 격노하신다’로 신의 마음에 대한 것이었다. 이때는 다른
사람의 감정을 판단하는 데 관여하는 정중 측두엽과 전두이랑의 움직임을 보였다.
세 번째는 ‘부활이 곧 올 것이다’ 같은 추상적인 진술이었고, 피실험자 뇌의
측두엽 아래 두이랑 부위, 즉 은유적 의미를 이해할 때 쓰이는 부위가 활성화 되는
것이 관찰됐다.
이러한 관찰을 종합할 때 연구진은 “이러한 뇌 부위의 움직임은 신앙이 없는
비종교인들에게도 관찰되는 것으로 종교적 믿음에 관여하는 뇌의 특별한 부위는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들 뇌 부위는 정치, 도덕을 담당하는 부위와 거의 일치한다.
그래프만 박사는 “뇌에 ‘신의 영역’이 따로 존재하지는 않는 것 같다”며 “우리가
날마다 다른 사람의 감정을 이해하는 데 사용하는 뇌 부위가 신앙심에도 관여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종교는 사회적 인지 기능과 함께 진화해온 산물”이라고
결론지었다.
이 연구 결과는 ‘국립과학원 회보(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최신호에 발표됐으며,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즈,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 온라인 판
등이 최근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