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윈 집중력-독창성은 자폐증 때문”
자폐증 앓아 대인관계 피하고 일에만 집중
올해 탄생 200주년을 맞아 새롭게 조명되고 있는 진화론의 창시자 찰스 다윈의
독창성은 그의 자폐증 경력과 관련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아일랜드 더블린의 트리니티대학교 마이클 피츠제럴드 교수는 “다윈은 자폐증의
일종인 아스퍼거 증후군을 앓았던 것으로 추정된다”며 “아스퍼거 증후군을 유발하는
유전자가 위대한 창의성과 독창성을 낳게 한 원천”이라고 18일 ‘로얄 칼리지 정신의학회(Royal
College of Psychiatrists’ Faculty of Academic Psychiatry)’ 연례 회의에서 발표했다.
아스퍼거 증후군은 자폐 증상 중 하나. 그 원인은 아직 불분명하지만 뇌의 특정
부분 발달이 정상 어린이와 다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징은 또래들과 공감대를 형성하기 힘들어 사회적 상호 작용에 어려움을 겪고,
대신 자신이 관심 있어 하는 것에는 놀라운 집중력을 보인다는 점이다. 언어나 인지
발달에 큰 문제는 없지만 특이한 언어를 사용하고, 서투른 동작 등이 행동학적인
장애로 보고된다.
피츠제럴드 교수는 “다윈은 세밀한 것에 비상한 관심을 보였지만 사회적 상호작용에는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보인다”며 “아스퍼거 증후군의 증상을 다윈에게서 찾아볼
수 있다”고 말했다.
다윈은 보통 이상의 놀라운 집중력과 집요함, 다른 사람들이 놓치는 것을 보는
엄청난 섬세함, 한 가지에 죽도록 매달리는 끝없는 힘, 독창적 연구를 가능케 한
독립적 정신을 가졌는데, 이러한 특징들은 아스퍼거 증후군에 의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200년 전, 2월 12일에 태어난 다윈은 많은 아스퍼거 증후군 환자들이 그렇듯 어렸을
때 외톨이로 자랐다. 사람과 어울리는 것을 피하면서 매일 똑같은 길을 혼자 걸었다.
친근함을 두려워하는 그의 감성적 미완성은 성인이 돼서도 마찬가지였다. 편지를
쓰는 일에는 강박적으로 매달렸으나 사람들과 어울려 수다 떠는 것에는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또한 위대한 수집광으로서, 곤충, 조개 껍데기 등을 모으는 데 관심을
가졌고, 대학에 입학해서는 화학과 기계류에 비상한 관심을 쏟았다.
피츠제럴드 교수는 “다윈은 관찰하고, 내성하고, 분석하는 데 대단한 능력을
보였다”며 “청소년 시절부터 곤충과 표본들을 체계적으로 분류한 능력으로 보아
시각적으로 우수한 두뇌를 가진 사람이었다”고 주장했다.
또한 8년 동안 지렁이 또는 자신의 자녀가 성장하는 모습을 관찰하는 데 매달려
관련 책까지 쓴 그는 비정상적일 정도로 강박적이고 한 가지에 집중하는 특성을 보였다.
피츠제럴드 교수는 “창조성은 매우 복잡해 뇌 기능 이론으로는 완전히 설명할
수 없다”며 “자폐증 환자에게 나타나는 창조성과 정상인에게서 나타나는 창조성의
차이를 이해하는 데 다윈에 대한 연구가 도움을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내용은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 더 타임즈 등의 온라인 판이 18일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