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멜라닌 분유? 멜라닌이 독성물질?
멜라닌은 색소… 멜라민과 달라
최근 일부 언론에서 중국산 불량 분유의 기사를 다루면서 ‘멜라민’(Melamine)을
‘멜라닌’(Melanin)으로 잘못 보도하는 바람에 헷갈려 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음식물
포장지를 확인하곤 식품첨가물에 독성물질 멜라닌이 들어있다며 항의하는 사람까지도
있다.
22일 현재 인터넷 검색을 하면 ‘멜라닌 분유’가 숱하게 많다. 공영방송에서
제공하는 영어 뉴스에도 ‘melanin-tainted Chinese milk powder(멜라닌에 오염된
중국 분유)'라고 버젓이 적혀있다.
멜라닌은 우리 몸에 있는 색소 성분이다. 빛에 대한 방어역할로 만들어진다. 피부
미용을 위해 여름철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라는 것도 자외선으로 인해 피부에 멜라닌이
쌓이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백인종, 황인종, 흑인종을 구분 짓는 것도 바로 이 멜라닌이다.
머리카락의 색깔이 다른 것도 멜라닌 때문이다. 기미나 주근깨도 멜라닌 색소가 피부에
쌓이는 현상으로 미용에 안 좋다고 열심히 제거하기도 한다.
멜라닌 색소는 식품첨가물로 쓰이기도 한다. 요즘 항암작용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오징어 먹물의 주성분도 멜라닌의 한 종류인 유멜라닌(Eumelanin)이다. 그렇다고
유멜라닌에 항암 성분이 있는 것은 아니다. 오징어 먹물의 항암 성분은 ‘이렉신’이라는
다당류다.
멜라닌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색소 성분이며 중국 분유에서 검출된
멜라민과는 무관하다. 이름이 비슷해 일부 언론에서 헷갈린 것. 컴퓨터에서 영어자판도
‘M’과 ‘N’이 붙어 있고, 한글 자판도 ‘ㅁ’과 ‘ㄴ’이 붙어 있지만 멜라민과
멜라닌을 혼동한 외국 기사는 찾기가 힘들다.
멜라민은 합성수지(플라스틱)의 하나로 주방 식기나 접착제, 페인트를 만들 때
사용된다. 멜라민을 먹으면 급성신부전이나 신장암의 원인이 된다. 멜라민의 주원료인
석회질소가 결석을 형성해 세뇨관을 막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6000여 명의 환자가
발생해 벌써 4명의 젖먹이가 멜라민 분유를 먹고 사망했고 홍콩에서도 환자가 보고되고
있다.
우유에 멜라민을 넣으면 우유의 단백질량을 늘리는 효과가 있다. 보통 단백질량은
아미노산의 질소량으로 추정하는데, 멜라민의 화학 구조에서 질소가 많기 때문에
멜라민을 조금만 넣어도 질소량 측정값이 더 나오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