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민 B12 부족하면 치매 위험...된장 생선 많이 드세요
옥스포드대 연구팀, 뇌 쪼그라들어 기억력 약화
비타민 B12의 혈중농도 수준이 낮은 노인이 뇌가 줄어들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뇌가 줄어들면 알츠하이머 치매나 인지 기능의 손상이 생길 위험이 있다.
영국 옥스포드대 생리학과 데이비드 스미스 교수팀은 61~87세 노인 107명을 대상으로
5년 동안 △자기공명영상(MRI)촬영 △기억력, 주의력 등의 인지기능 검사 △혈액
검사 등을 실시했다. 연구가 시작될 때 이들 노인의 인지 기능은 정상 수준이었다.
연구가 시작될 때 비타민 B12 혈중농도가 하위 3분의 1인 308pmol/L 이하로 낮았던
사람들이 시간이 흐를수록 뇌의 용적이 더 많이 줄어들었다. 비타민 B12 수준이 가장
낮은 사람은 가장 높은 사람에 비해 뇌가 6배나 더 많이 줄어들었다.
연구대상자인 노인은 모두 비타민 B12의 혈중 농도가 정상 범위 수준이었지만,
정상 범위에서 낮은 쪽에 포함된 사람들이 뇌의 용적이 줄어든 것이다. 미국 텍사스
A&M대 건강과학센터 조나단 프리드만 박사는 “비타민 B12 혈중농도 수준이 정상이라고
해도 비교적 높은 사람들과 낮은 사람들이 뇌의 용적에서 차이가 났다는 것은 흥미로운
발견”이라며 “영양학적 측면에서 비타민 B12에 관한 권고안을 바꿔야 할 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비타민 B12 수준과 뇌의 위축 사이에 직접적인 관계는 밝혀지지 않았다. 비타민
B12의 수준이 낮은 노인, 채식주의자, 임산부, 수유 여성, 신생아 등은 균형 잡힌
식단으로 비타민 B12 혈중농도를 높여야 한다.
비타민 B12는 혈액을 만들고 신경세포를 분화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비타민 B12가 부족하면 빈혈이나 기억력 장애, 골반골절 등이 생길 수 있다. 여름철
입맛이 없는 것도 비타민 B12가 부족해서다.
이와 관련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영양건강센터 이금주 박사는 “비타민 B12의
필요량은 워낙 소량인 하루 2.4ug(마이크로 그램)”이라며 “노인들은 오랜 기간의
식습관 때문에 영향을 받을 수 있으므로 비타민 B12가 많이 들어 있는 음식을 꾸준하게
섭취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비타민 B12는 단순한 혈액 검사로 측정할 수 있고, 육류나 생선, 우유, 시리얼
등에 많이 포함돼 있다. 돼지간, 굴, 대합 등과 김치, 된장 등 발효음식도 비타민
B12의 좋은 영양창고이다.
뇌의 부피를 줄어들게 하는 요인으로는 비타민 B12 이외에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등이 있다.
연구팀은 “음식이 아닌 비타민 B12 보충제로 뇌의 위축 속도를 늦출 수 있는지
연구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결과는 2009년에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비타민 B12 결핍은 공중보건의 문제이고 특히 노인 보건 측면에서
다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인들에서 가장 많이 나타나는 인지 장애가 기억력
감퇴이기 때문에 노인들의 기억력 감퇴를 막기 위해 비타민 B12 섭취를 늘리는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연구는 미국 신경학회가 발행하는 학술지 ‘신경학(Neurology)’에 8일 발표됐으며
미국 과학논문 소개 사이트 유레칼러트,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 등이 이 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