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농은 식품불안 무풍지대?
친환경 식품 안전성 높지만 오염제거엔 신경써야
식품에 대한 불안심리가 확산되고 건강과 참살이(웰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유기농 식품을 찾는 소비자들도 갈수록 늘고 있다. 한국에서도 유기농 식품 시장
규모는 3000억 원 이상으로 매년 10%가량 증가하고 있다.
미국 의학전문 웹진 웹엠디는 ‘유기농의 허와 실’을 소개했다. 농촌진흥청 농업과학기술원의
신재훈 박사로부터 우리나라 유기농의 현재와 함께 유기농 식품의 실체에 대해 알아봤다.
▽ ‘유기농’의 의미는?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농관원)은 ‘유기농’을 3년 이상(다년생 이외 작물은 2년)
화학비료와 농약을 쓰지 않고 재배한 농산물로 정의하고 있다. 이밖에도 저농약 농산물,
무농약 농산물, 전환기 유기농산물 등의 표기가 있다. 농관원이나 농관원의 감독을
받는 민간업체의 인증을 받으면 된다.
저농약 농산물은 농약과 화학비료를 권장량의 2분의 1 이하로 줄여 재배한 농산물이다.
무농약 농산물은 말 그대로 농약은 전혀 사용하지 않고 화학비료는 권장량의 3분의
1 이하만 허용된다. 전환기 농산물은 기존의 농약, 화학비료를 사용하던 농법에서
유기농법으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이다. 농약, 화학비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더라도 흙에는 어느 정도 남아 있기 때문에 잔여 물질이 없어지는 기간을 고려해
이 기간 동안에 생산되는 농산물을 의미한다.
축산물은 유기 축산물 인증제가 새로 도입됐다. 무항생제 축산물과 유기 축산물이
있다. 무항생제 축산물은 성장촉진제나 항생제를 사용하지 않고 키운 가축을 의미한다.
유기 축산물은 일체의 항생제를 사용해서는 안 될 뿐만 아니라 사료도 유전자조작작물(GMO)이
아닌 유기농 식물성 사료여야 한다. 유기 축산물로 인증받기 위해서는 동물이 생활할
수 있는 충분한 공간도 필요하다.
가공 식품은 별도의 인증 기준이 없다. 원료의 95% 이상이 유기농 원료이면 ‘유기가공식품’이라는
문구를 제품 전면에 넣을 수 있다. 70% 이상이 유기농 원료이면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에 표시를 할 수 있다. 소비자의 세심한 주의가 필요한 대목이다. 2차 가공품에서의
유기농 기준을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 유기농은 윤리적이다
유기농 유제품을 생산하는 농장은 가축들이 자유롭게 돌아다닐 충분한 공간을
제공한다. 식물도 마찬가지다. 인위적으로 생산량을 높이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생물이
가장 잘 자랄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만들어 준다. ‘초식동물에게 육식 사료를 먹이는
것은 동물 윤리에 어긋난다’는 이유로 스웨덴은 처음부터 동물성 사료를 금지해
지금은 광우병에서만큼은 가장 자유로운 나라 중 하나이다. 유기농 소는 동물성 사료를
먹여서는 안 되기 때문에 광우병으로부터 안전하다.
▽ 시장이 점점 커지고 있다
생활협동조합의 형태로 시작된 우리나라 유기농 시장은 H사의 경우 2002년 3개였던
점포 수가 2007년에는 250여 개로 늘어났다. 또한 대기업, 외국계 유기농 전문 브랜드
등 소비자들이 유기농 식품을 구하기는 점점 쉬워지고 있다. 유기농 농작물 코너가
따로 마련된 대형마트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 유기농 식품은 언제나 친환경적
유기농은 일반 농장에서 쓰는 살충제, 화학 비료를 쓰지 않기 때문에 땅이나 물이
오염될 염려는 없다. 하지만, 유기농 농산물은 일반적인 경작에 비해 생산량이 80%
정도 수준이다. 또한, 병충해가 발생하면 속수무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비자의
안전을 위해 절대 농약을 사용하지 않는다. 유기농 식품의 가격에는 이러한 모든
비용이 들어가 있다.
▽ 영양학적으로 우수하다?
영양학적인 관점만 고려한다면 논란이 있다. 유기농 토마토가 일반 토마토에 비해
비타민C가 더 많고, 유기농 옥수수에 항암물질인 플라보노이드가 더 많이 들어 있다는
등 특정 성분이 더 많이 함유됐다는 연구 결과들이 있긴 하지만, 영양학적 측면에서
차이가 없다는 연구 결과도 많다. 영양 성분이 얼마나 더 포함돼 있는가는 판매대
위에 얼마나 오래 있었는가가 중요한 포인트다. 예를 들어 시금치는 판매대에 올려진
지 1주일 이내에 잎사귀의 반이 떨어져 나간다.
▽ 유기농은 맛있다?
땅심이 좋은 곳에서 기른 채소 과일이 더 맛있다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유기농이라도
제철 과일을 산지에서 먹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그것이 여의치 않으면 판매대에
올라와 있는 시간이 비교적 짧은 제품을 선택하는 수밖에 없다. 특히 수입과일이라면
제 아무리 유기농이라고 해도 운송 시간도 오래 걸리고, 수입돼서 실제 팔릴 때까지
시간이 더 걸리는 건 당연하다.
▽ 주의 깊게 닦을 필요가 없다?
대형마트에서 사건, 동네 할머니에게 사건 땅에서 자라는 이상 박테리아에 노출될
위험은 마찬가지다. 특히 배추, 쌈채소, 시금치, 양파 등 나무에서 따는 열매가 아닌
땅에 뿌리를 박고 자라는 식물은 박테리아의 위험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 유기농 농축산물 정보를 알 수 있는 곳은?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에서 운영하는 친환경농산물 정보시스템(www.enviagro.go.kr)이나
농업과학기술원 유기농정보센터(organic.niast.go.kr)에서 자세히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