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과 호르몬

사람은 왜 잘까. 과학자들이 수 백 년 동안 연구했으나 뾰족한 답을 찾지 못한 주제. 최근 쥐 토끼 등의 동물실험을 통해 호르몬이 잠과 깊은 관계가 있다는 것을 알기 시작했다.

▼잠은 왜 오나〓몸 안에 생체시계가 있기 때문. 눈 뒷부분 시신경 바로 위의 ‘시각교차상부핵’이 밤낮의 길이를 측정하고 수면 관련 호르몬의 분비를 조절. 주위의 밝기와 낮의 활동량도 수면 호르몬과 유관.

▼잠 관련 호르몬

△멜라토닌〓뇌중간 밑의 콩알만한 송과선에서 만들어져 인체시계에 맞춰 잠이오게 한다. 저녁부터 만들어지고 아침이면 분비가 멈춘다. 밤이라도 밝은 조명 아래서는 만들어지지 않는다. 지난해 미국에서 멜라토닌 제제가 나와 ‘만병통치약’으로 각광받았으나 효과에 대해서는 논란 중. 수면시간이 불규칙하거나 여행후 시차장애를 겪을 때 멜라토닌제제를 복용하면 효과가 있음이 입증되고 있다. 천연멜라토닌이 들어있는 토란, 멜라토닌의 분비를 촉진하는 쌀 밀 토마토 바나나 생강 등을 먹어도 효과를 볼 수 있다. 아스피린 술 담배는 멜라토닌의 분비를 방해. 영국 서레이대의 베니타 미들레튼박사는 정상인이 이유 없이 멜라토닌을 복용하면 수면주기에 이상이 올 수도 있다고 경고.

△아데노신〓하버드대의대 로버트 매커리 박사팀은 고양이의 ‘콜린 세포’에 아데노신을 주사했더니 졸기 시작했다고 최근 발표.사람의 경우 아데노신은 낮에 활발히 움직일수록 많이 분비돼 몸 안에 쌓여 있다가 밤에 잠을 촉진하는 것으로 추정.

△성장호르몬〓깊이 잠들었을 때 뇌하수체의 전엽(前葉)에서 분비. 자녀가 밤을 새며 공부하면 성장호르몬이 잘 나오지 않는다. 따라서 밤새 공부하고 키도 크기를 바라는 부모의 욕심은 모순.

△성호르몬〓동물실험에서 성호르몬인 에스트라디올 및 테스토스테론의 증감이 생체시계를 변화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컷 쥐는 거세했더니 깨어있는 시간이 길어졌고 복원수술을 했더니 다시 짧아졌다.

 

    이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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