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탕에겐 죄가 없다. 많이 먹는 게 문제

 당은 우리
몸에 꼭 필요넘쳐도 부족해도 건강 해쳐

 

#직장인 김지은(30)씨는 요즘 점심식사
후 식곤증에 시달립니다나른한 오후 4졸음도 쫓고 당분도 보충할 겸 평소처럼 커피믹스와 초콜릿을 집어 들던 김씨는 망설임 끝에 결국 내려놓고
말았습니다. '단 것은 살찌니까건강에 좋지 않으니까...' 라는 생각에 블랙커피 한 잔을 마시는 것으로 아쉬움을 달랬죠... 




[사진=liza54500/shutterstock]


 '달콤함'이 죄악이 된 사회

이 같은 모습은 최근 들어 낯설지 않은 풍경이죠많은 사람들이 실제 취향과는 달리 믹스커피 대신 블랙커피일반
콜라 대신 다이어트 콜라를 선택하고 있습니다날씬한 몸매와 건강을 위해 단 음식을 먹지 않고
단백질과 채소 위주의 식사가 일종의 '자기관리'
인식되고 있습니다.
  
국내는 물론 전세계적으로 당류특히 설탕은 비만의 주범이며가급적 먹지 않는 게 좋다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습니다최근
영국은 당분 함유량이 높은 음료에 최대 24펜스(한화 360)를 부과하는 설탕세(sugar tax) 제도를 본격 시행했습니다태국도
지난해부터 청량음료 등에 설탕 함량에 따라 세금을 매기고 있습니다필리핀 역시 올해부터 감미료가
든 음료에 세금을 부과하고 있는 등 당분 규제에 들어갔습니다우리 몸의 필수 영양소인 당이
이제 천덕꾸러기 신세가 된 셈이죠
  
그러나 무조건 당을 나쁜 영양소로 취급해 섭취를 중단하거나 대폭 줄이게 되면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습니다당은 체내 에너지의 주요 공급원으로 생명유지에 꼭 필요한 성분이기 때문입니다특히 뇌는 에너지원으로 포도당만을 사용하기 때문에 당의 역할이 절대적입니다몸이 지칠 때 당 함량이 높은 식품을 섭취하면 피로 회복에 도움이 되는 이유입니다.
  
김 용 박사(한국식품의료연구소장) “당은 무조건 신체에 해롭다는 잘못된 인식만으로 장기간 당 섭취를 극단적으로 줄이면 뇌신경백혈구 등에 영구적인 손상이 생길 수도
있다”며 "특히 두뇌 활동이 많은 학생이나 직장인들은 적정 수준의 당을 꾸준히 공급해줘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면역력이 약해진 암 환자도 당분을 무조건 기피할 필요는 없습니다국립암센터는
암 환자의 당분 섭취와 관련해 “우리 몸에서 암세포보다 당분을 더 필요로 하는 기관은 뇌와
심장”이라며 “암 치료 중 암환자에게 필요한 것은 적절한 칼로리와 충분한 단백질 섭취이며암 환자라고 해서 음식 중 단 것을 제한할 필요는 없다”고 했습니다.
  
더구나 우리나라의 당류 섭취량은 외국과 비교할 때 크게 우려할만한 수준은 아닙니다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가 2015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인들의 일일 당류 평균 소비량은 126.4g이다독일은 102.9g, 영국은 93.2g이다우리나라는 61.4g으로 미국의 절반에도 미달하는
수치입니다.

 

[사진=Marcos Mesa Sam
Wordley/shutterstock]


 좋은 당나쁜 당핵심은 과잉 섭취하지 않는 것
  
그렇다면 당을 현명하게 섭취하는 방법은 무엇일까요많은 사람들이 대표적인 다당분 식품인 밥고구마감자과일 등에 함유된 당은 '좋은 당', 과자나 커피믹스음료 등에 함유돼 있는 첨가당(대표적으로 설탕) ‘나쁜
당’으로 치부해버리는 경향이 있습니다그러나 과학적으로 몸에 좋은 당과 나쁜 당은 구분할
수 없으며 실제로는 체내에서 똑같이 취급되는 성분입니다
  
밥에 들어있는 당분이나 설탕 등 음식에 들어있는 당은 소화 과정에서 최종적으로 단당류로 분해돼 흡수됩니다천연 식품에서 얻은 당분이나 화학 과정을 거친 합성 당분을 가릴 것 없이 화학식이 같으면 몸 속에서
대사되고 분해되는 과정은 동일합니다.



[사진=qoppi/shutterstock]


전문가들은 당분과
비만의 관련성에 대해 설탕을 얼마나 섭취하는지 또는 어떤 종류의 당을 섭취하는지의 여부 보다는 과잉섭취가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지적합니다
설탕 역시 탄수화물의 한 형태이기 때문에 단 음식만을 무조건 기피하기 보다는 다양한 영양소를 섭취하되
탄수화물 식단의 전반적인 조절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과잉섭취하지 않는 이상 하루에
믹스커피
 1-2 소량의 초콜릿
정도는 큰 문제가 없다고 봅니다
. 

 

 

[사진=Tatiana777/shutterstock]


김 용 박사는 "비만과 건강에 대한 과도한 우려와 경각심으로 인해 당류를 아예 끊거나 지나치게 멀리하면 오히려
건강을 해치고 두뇌 활동에도 지장을 받을 수 있다"면서 "평소
식품을 과잉 섭취 않는 균형 잡힌 식습관과 신체활동을 유지하면 적정량의 당분 섭취는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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