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음증, 질환의 일종일까?
각종 몰카 동영상이 최근 큰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고 있죠. 돈을 주고서라도 불특정 다수의 샤워장면을 보려는 사람들이 있다는 의미인데요, 이처럼 남의 몸을 몰래 엿보려는 관음증은 도대체 무엇일까요?
우리는 우리가 느끼지 못하는 사이 매일 사생활을 침범당하고 있습니다. 곳곳에 설치된 CCTV에 자신의 이동경로를 남기고, 온라인 검색을 하면서 자신의 관심사를 노출시키죠.
평범한 일상생활만으로도 이미 자신의 은밀한 생활을 누군가에게 공개하게 된다는 건데요, 여기에 대놓고 몰카를 찍어대는 사람들까지 있습니다.
관음증에서 비롯된 몰카의 주요 표적은 이성의 은밀한 신체부위이라는 점에서 더욱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관음증의 대상이 된 사람은 상당한 수치심과 정신적 충격을 받게 되죠.
그렇다면 ‘관음증’은 어떻게 정의내릴 수 있을까요? 성적 도착증의 일종인 관음증은 다른 사람의 벗은 모습 혹은 성행위 장면을 보고 싶어 하는 질환입니다.
미국 <정신장애 진단 통계편람>에 따르면,
‘6개월 이상 남의 나체나 성행위를 엿보며 성적 충동 혹은 성적 행동을 한다’
‘이러한 행동이 일상생활에 지장을 일으킨다’
이 두 가지를 충족하면 관음증으로 진단된다고 보고 있습니다.
관음증에 빠진 사람은 왜 벗어나지 못할까요? 이는 ‘중독성’과 연관이 있습니다.
변연계라는 뇌 영역에 이상이 생기면 중독성이 생겨 점점 자극적인 장면을 원하게 됩니다. 처음엔 음란물을 반복해 보다가 점점 더 센(?) 장면을 원하게 되고, 결국 성에 대한 부끄러움이 사라지면서 성도착행위를 하는 단계로 발전하게 되는 겁니다.
이런 사람들은 성적 환상에 사로잡혀 정상적인 관계보단 환상에 의존하는 행위에 집착합니다.
사실 나도 가끔씩 음란물을 보는데...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관음증 초기단계로 접어드는 게 아닐까 스스로를 의심할 수도 있습니다.
나의 ‘관음지수’는 어느 정도인지 자가진단 해보세요~
①음란물을 사려고, 특정장소에 가거나 사이트를 뒤진 적이 있다.
②사무실이나 방에서 몰래 포르노를 본 적이 있다.
③배우자와의 잠자리에서 포르노 장면이 떠오른다.
④DVD 가게에서 에로물을 주로 빌려본다.
⑤여행갈 때 에로잡지를 자주 산다.
⑥18세 이전에 포르노에 빠진 적이 있다.
⑦용돈의 3분의1 이상을 에로물을 사는데 쓴다.
⑧밤에 이웃집에서 ‘소리’가 들리면 흥분된다.
⑨밤에 이웃집 창문에 불이 꺼졌다 켜지면 들여다보고 싶다.
⑩성적인 것 외에 관심 가는 것이 별로 없다.
이 중 본인에게 해당되는 얘기는 몇 개인가요?
- 6개 이상이면 ‘병적인 수준’
- 8개 이상이면 ‘병원으로’
이 테스트를 통해 ‘병적인 수준’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면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한 단계입니다. 증세를 누그러뜨리는 방법은 병원 치료입니다.
전문가들은 관음증을 질환으로 생각하니 부끄럽게 생각하지 말고, 인지행동요법이나 약물치료 등을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혼자 고칠 수 있는 질환이 아닌데다 만성이 될수록 고치기 어려워집니다.
이성의 알몸을 궁금해 하는 건 원초적인 욕망입니다. 인간의 본능이니 만큼 그 자체를 비난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하지만 몰래 촬영하는 행위로 넘어가면 이는 범죄입니다. 범죄로 이어지기 전 스스로의 상태를 진단하고, 개선하려는 의지가 반드시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