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라병 몸매의 여성이 더 건강하다?
우리는 대개 아름다움에 대한 기준은 사람마다, 문화마다 다르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그래도 ‘잘생겼다’, ‘예쁘다’라고 판단할 때 문화를 초월한 기준이 아예 없는 건 아닌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우리는 칙칙하고 뭐가 많이 난 피부보다는 밝고 깨끗한 피부를, 푸석푸석한 머리보다는 찰랑거 리는 머리를, 검붉은 입술보다는 앵두같이 빨간 입술을 ‘매력적’이라고 생각하잖아요.
진화심리학자들은 이런 신체적 매력이 ‘좋은 유전자’의 증거라고 생각했어요. 매력은 내가 심각한 질병 없이 건강하고 번식 능력이 좋다는 걸 신호하는 거라고요.
우리가 상대방이 지닌 신체적 특징을 매력적이라고 생각하고 사랑에 빠지는 이유는 좋은 유전자를 가진 배우자와 번식하기 위해서라는 거죠.
데벤드라 싱이라는 진화심리학자는 여성의 신체적 특징 중 허리/엉덩이 비율(waist-to-hip ratio, WHR)에 주목했어요. 사춘기 전까지는 남성과 여성의 허리/엉덩이 비율에 차이가 없는데, 사춘기가 지나면 여성의 허리는 좁아지고 엉덩이는 커져, 허리/엉덩이 비율값이 작아져요.
그럼 남성들은 WHR 비율이 작은, 이른바 콜라병 몸매를 좋아할까요? 싱은 허리/엉덩이 비율을 다양하게 만든 여성 그림으로 남성들의 선호도를 측정했어요.
남성들은 보통 몸무게의 허리/엉덩이 비율이 0.7인 여성 그림을 가장 선호했어요. 즉 콜라병 몸매를 매력적이라고 생각했어요.
또 남성들은 허리/엉덩이 비율이 0.7인 여성 그림이 ‘건강해 보인다’, ‘섹시하다’, ‘출산을 잘 할 것 같다’라고 평가했어요.
싱은 0.7의 비율을 선호하는 게 범문화적이고 시대에 상관없이 보편적이라고 주장해요. 19세기의 여성을 묘사한 그림에서 플레이보이지의 사진 모델까지 외모와 몸무게는 달라도 아름다운 여성의 허리/엉덩이 비율은 변함이 없거든요.
허리/엉덩이 비율이 0.7에 가까우면 실제로 건강과 번식력이 좋다는 연구도 많습니다. 허리/엉덩이 비율이 0.7이상이고 비만인 여성은 난임일 가능성이 높다는 보고가 있고요, 당뇨병이나 심장병 같은 각종 성인병에도 취약하다고 합니다. 결국 허리/엉덩이 비율이 0.7인 여성을 선호하는 건 문화가 만든 게 아니라 우리의 진화적 역사를 반영하는 거예요.
여러분! 하지만 이런 연구 결과는 통계적 평균을 대상으로 하는 거예요. 여성의 매력을 측정하는 요소는 다양하고 모두가 하나의 요소에만 끌리는 건 아닙니다. 그러니 부디 몸매도 좋은 여성이 건강도 좋다고 불공평하다고 생각하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