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짓날엔 팥죽, 팥떡 ?
동짓날 기나긴 밤을 한허리 베어내어
춘풍 이불속에 서리서리 넣었다가
어른님 오신날 밤이거든 굽이굽이 펴리라.
동지인 오늘 떠오르는 이 시조는 황진이가 자신과 ‘계약결혼’까지 했던 ‘당대의 훈남’ 이사종을 그리며 지었다죠? 음의 기운이 가장 성한 날, 허벅지를 꼬집었는지, 가슴을 쥐어짰는지 알 수는 없지만, 절절한 사랑의 마음이 이불 안에서 꿈틀대는 것, 애간장이 녹아 흐물거리는 게 느껴지네요.
아침에 동지팥죽은 드셨나요? 붉은 팥죽은 양을 상징하기 때문에 음기의 귀신을 쫓기 위해 먹는다고 하는데, 훌륭한 겨울 영양식이기도 합니다. 팥에는 비타민B군과 식이섬유, 칼륨이 풍부하기 때문에 직장인, 수험생, 임부, 노약자 등의 영양식으로도 그만입니다. 고혈압, 당뇨병 등을 예방하는 효과도 있다고 하네요.
옛날에는 ‘작은설’인 동짓날 팥죽과 설날 떡국을 함께 먹어야 나이를 한 살 더 먹는다고 했습니다. 아침에 동지팥죽 드시지 않았다면, 점심이나 저녁에라도 드시는 게 어떨까요? 일부 지방이나 집안에서는 음력 초순에 든 ‘애동지’이기 때문에 팥죽 대신에 팥떡을 만들어 먹기도 했는데, 좋아하시는 걸로 드시면 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