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추위 아닌 한추위엔 어떻게?
중부지방에서는 아침에 눈 뜨면 도둑눈 소식, 서해안에는 함박눈 펑펑 내린다는 예보네요. 일부 언론에서는 “주말에 강추위, 일부 지역 눈”이라는 기사가 떴던데, 원래는 반만 맞는 말이었습니다.
강추위는 메마름을 뜻하는 접두사 ‘강’이 붙어 ‘눈이 오지 않으면서 몹시 매운 추위’를 가리키는 순우리말입니다. 아이가 눈물 없이 앙앙 우는 것을 ‘강울음’이라고 하고, 술꾼이 술적심(숟가락을 적신다는 뜻으로 국물을 뜻함) 없이 마시는 술을 강술이라고 하죠? 그 술이 소주라면 깡소주가 아니라 강소주가 되고요.
언제부터인가 일부 언론에서 ‘강추위=강한 추위’의 뜻으로 사용하더니, 어느 순간 국어사전의 강추위 뜻에 ‘눈이 오고 매운바람이 부는 심한 추위’가 추가됐습니다. 애써 지킨 순우리말이 시나브로 밀려나는 현상이지요.
오늘은 한추위에다가 길이 진눈, 눈석임물로 아주 미끄럽습니다. 절대 주머니에 손 넣고 걷지 마세요. 손이 바깥에 펼쳐져 있으면 무의식적으로 균형을 맞추기 때문에 덜 넘어지고, 설령 미끄러지더라도 반사운동에 따라 대형사고를 막을 수 있답니다. 주머니에 손 넣고 다니다 자칫하면 ‘손 쓸 수 없는 상황’이 생깁니다. 낙상, 절대 남의 일 아닙니다. 조심, 조심하는 주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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