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칩은 사랑과 건강을 나누는 날?

[이성주의 건강편지]봄의 사랑

경칩은 사랑과 건강을 나누는 날?

뚜두두둑! 경칩(驚蟄)을 하루 앞두고 겨울잠 자는 동물들을 깨우는 듯, 빗방울들이 대지를 두드립니다. 땅 속 개구리가 동면에서 깨려고 몸부림칠까요, 아니면 “조금만 더…”하며 꿈속으로 더욱 빠져들고 있을까요?

 
경칩은 개구리, 뱀, 곰 등이 겨울잠에서 깨어나서 고개를 빼곡 내미는 날로 알려져 있지만 원래는 벌레들이 슬금슬금 기어 나오는 날을 뜻했습니다. 놀랄 ‘경(驚)’에 겨울잠 자는 벌레 ‘칩(蟄)’이니까요.
 
선인들은 이 무렵에 봄소식을 알리는 첫 번째 천둥이 치고, 벌레들이 ‘봄의 자명종 소리’에 눈 비비고 깨어난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설명이 딱 떨어지는 듯, 어제 오늘 전국 곳곳에서 천둥, 번개가 치고 있네요.
 
봄이 열리는 경칩에 어울리게도 오늘 지리산에서 산수유가 개화를 시작하면서 다른 봄꽃들의 개화를 소리쳐 부른답니다. 개나리는 열흘 뒤 제주도에서 개화하고 진달래, 벚꽃 등이 잇따라 자태를 뽐내며 꽃망울을 터뜨립니다.
 
경칩은 ‘조상의 밸런타인데이’이기도 했습니다. 경칩에는 봄기운에 얼굴이 발개진 처녀 총각이 초콜릿 대신 은행알을 주고받았습니다. 남자가 점찍어둔 여자에게 은행알을 건넵니다. 여자는 남자가 마음에 들면 이 은행알들을 남몰래 볶아서 가져왔고 둘이 나눠먹었고요.
 
‘은행나무도 마주서야 연다’는 속담처럼, 은행은 암수가 따로 있는 나무입니다. 조상들은 은행나무를 서로 바라보기만 해도 사랑이 오가 열매를 맺는 나무로 여겼죠. 과학적으론 수꽃의 꽃가루가 스스로 움직여 암꽃을 찾아가는 것이지만….
 
은행잎은 혈액순환 촉진 성분이 있어 뇌기능, 말초혈관 개선 등의 약 재료로 쓰이지만 열매 역시 건강에 좋습니다. 은행알을 매일 5개 정도 먹으면 혈관이 튼튼해져서 온몸의 건강에 좋다고 합니다. 한방에서는 천식과 같은 호흡기질환, 혈압 및 부정맥 관리, 면역력 강화, 대하치료 등의 약용으로 썼습니다.
 
의학이 발달한 지금, 굳이 약용으로 은행알을 찾아 먹을 필요는 없을지라도, 사랑과 건강을 확인하면서 먹기에는 괜찮겠죠? 오늘 또는 내일 누군가의 ‘남사친,’ ‘여사친’에서 ‘남친’이나 ‘여친’이 되고 싶다면 은행알을 함께 먹으면 어떨까요? 사랑은 만드는 것보다 지키는 것이 더 소중하니까, 배우자나 연인과 은행알 먹으며 건강을 나누는 것도 괜찮겠죠?

[오늘의 건강] 밥 먹고 운동, 먹기 전 운동?

인터넷에서는 식사하고 나서 운동하는 것이 좋은지, 먹기 전에 운동하는 것이 좋은지, 공복으로 운동하는 것이 좋은지 등에 대해서 온갖 설들이 난무하더군요. 오후에 비 그친 오늘, 운동을 시작하기 좋은 날인데, 무엇이 정답일까요? 답은 너무나 단순한데…. 코메디닷컴 메인페이지 맨 위에 있는, 매일매일 건강지킴이 ‘오늘의 건강’에서 확인해볼까요?
 

오늘의 음악

경칩과 어울리는 음악 준비했습니다. 베토벤의 전원교향곡을 그러께 오늘 세상을 떠난 니콜라우스 아르농쿠르가 지휘하는 유럽체임버오케스트라의 연주로 듣겠습니다. 이어서 1953년 오늘 천국으로 떠난 세르게이 프로코피예프의 피아노협주곡 3번을 마르타 아르헤리치와 앤드류 데이비스가 지휘하는 토론토 교향악단의 협연으로 준비했습니다.

♫ 전원교향곡 [니콜라우스 아르농쿠르] [듣기]
♫ 프로코피에프 피아노협 3번 [마르타 아르헤리치] [듣기]

    이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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