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노래자랑이 최장수 인기를 누리는 까닭은?

[이성주의 건강편지]전국노래자랑

전국노래자랑이 최장수 인기를 누리는 까닭은?

일요일 정오가 살짝 넘오면 전국 웬만한 대중목욕탕이나 식당 TV에선 ‘빠바바 빠밤바~’ 음악소리가 들립니다. 1980년 오늘 처음 시작한 KBS ‘전국노래자랑’의 오프닝 음악이지요.
 
원래는 ‘KBS배 쟁탈 전국노래자랑’의 후속작으로 가수들을 발굴하는 오디션 프로그램이었는데, 지금은 방방곡곡 주민들의 잔치로 자리매김했지요. 37년 동안 방영되며 일요일 낮에 1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는 인기 장수프로그램입니다.
 
이 프로그램은 장수프로그램답게 많은 사람들과 이야기들을 낳았습니다. 김혜연, 이창용, 조영구, 박상철, 현진우, 은희정, 김보경, 송소희, 송하예, 연분홍 등 숱한 연예인을 발굴했지요. 1988년 참가한 장윤정은 예선 탈락했지만 인기가수가 돼 이 프로그램의 MC를 맡았고, 개그우먼 김신영은 8살 때 아버지와 함께 참가했다가 탈락했지요. 연예인 홍석천은 군 복무시절 출연해서 우수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전국노래자랑도 한때 언론의 비판을 받았습니다. 방송 초기였던 1981년엔 동아일보가 《불쾌한 불합격 “땡” 소리》 제목의 기사에서 “노래 도중 ‘땡’하는 불합격 통보 벨소리는 여러 사람을 기분 나쁘게 하고 있다. 출연자가 얼굴 붉히는 것을 보고 즐기라는 기획인 듯해 뒷맛이 별로 개운치 못하다. 이런 기획의 미스 때문에 요즘의 ‘전국노래자랑’은 ‘어중이떠중이 쇼’ 이상의 아무것도 보여주고 있다.”고 매섭게 비판했지요.
 
제작진은 오히려 “땡”과 “딩동댕”에 합격 이상의 ‘재미’를 가미, 이 비판을 긍정적으로 극복해서 장수의 동력으로 삼았습니다. 실제로는 방송에선 '땡'을 치면 한 번에 탈락하지만 녹화현장에서는 기회를 한 번 더 줬다고 하네요. 요즘에는 참가자들의 실력이 늘어 ‘딩동댕’이 너무 많아서 ‘땡’을 보기 힘들어졌지만….
 
‘전국노래자랑’하면 진행자 송해를 떠올릴 수밖에 없습니다. 1927년생이므로 올해 90세이지만 ‘국민 오빠’로 싱글벙글 마이크를 잡고 있지요. 송해는 1988년 5월부터 이 프로그램을 진행했는데 1994년 6개월 동안 김선동 아나운서에게 마이크를 물러줬다가, 팬들의 성화 때문에 복귀했습니다.
 
‘전국노래자랑’의 장수비결은 무엇일까요? 가무(歌舞)를 좋아하는 민족성, 마음은 고향을 떠날 수 없는 향수의 자극, 지자체의 참여, 사회자의 구수한 진행, 개그맨 이상의 민낯 개그…. 자칭 프로들이 보기에는 어설프기 짝이 없는 이 프로그램이 장수하는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요? 

송해의 100세 건강법

○긍정적 사고로 일을 즐긴다. 송해는 100세까지 무대에 서는 것이 목표라고 말한다.
○사람들과 즐겁게 대화한다. 무대에서뿐 아니라 실제로도 남녀노소와 즐겁게 이야기한다.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난다. 오후 10시 전에 잠들려고 노력하고 아침 5, 6시에 일어난다.
○아침 식사를 빠뜨리지 않는다. 아침 7시면 반드시 아침을 먹어서 몸에 시동을 건다.
○편식하지 않는다. 전국의 특산물을 즐기지만 과식하지는 않는다. 송해는 가려먹는 사람들이 밉상이라고 말한다.
○BMW(Bus, Metro, Walk) 건강법. 송해는 서울 강남구 자책에서 종로구 사무실까지 지하철로 출퇴근하며 웬만한 거리는 걸어서 다닌다. 에스컬레이터도 타지 않는다.
○몸에 이상이 생기면 지체하지 않고 병원에 가서 치료한다.
○목욕을 즐긴다. 오후 4시 물 바꾸는 시간에 목욕탕에 가서 열탕욕을 한 뒤 냉탕을 즐긴다.
 
<각종 언론 인터뷰 종합> 

오늘의 음악

첫 동영상은 전국노래자랑의 대표선수 3명의 영상입니다. 첫째는 군청 공무원, 둘째는 PC방 직원인데 초청가수들을 부끄럽게 할 수준입니다. 셋째는 마이클 잭슨의 ‘Billie Jean’을 기똥찬 노래와 춤으로 보여주는데 트로트 반주에도 맞춘다는 게 놀랍습니다. 더 놀라운 것은 이 음악에 더덩실 춤을 추는 무대 앞의 관중들! 이제는 깊어가다못해 사라져가는 가을, 에바 캐시디의 아름다운 노래 ‘Autumn Leaves’ 이어집니다.

♫ 전국노래자랑 레전드 3명 [이나연 외] [듣기]
♫ Autumn Leaves [에바 캐시디] [듣기]

    이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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