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고리 펙이 멋진 진짜 이유
[이성주의 건강편지]영화 속 최고 영웅
그레고리 펙이 멋진 진짜 이유
미국 영화 속 최고의 영웅은 누구일까요?
2003년 6월 미국영화연구소(AFI)가 선정한 최고의 영웅은 슈퍼맨도 인디애나 존스도 아닌, 《앵무새 죽이기-앨라배마에서 생긴 일》의 변호사 에티커스 핀치였습니다. 핀치 역은 《로마의 휴일》의 주연으로도 유명한 그레고리 펙이 열연했었죠??
그레고리 팩은 ‘최고의 영웅’으로 선정되고 1주일 뒤(14년 전 오늘인 6월 12일) LA의 자택에서 87세의 나이에 기관지 폐렴으로 눈을 감습니다. 사실상 노환으로 고종명했다고 해야겠지요. 당시 그의 부음이 전해지자 “배우들의 위엄 있는 아버지”(스티븐 스필버그) “성실과 정직의 상징”(커크 더글러스) “완벽한 신사”(폴리 버건) 등 그를 기리는 찬사가 쏟아졌습니다. 행복한 삶이라고 아니 할 수 없겠죠?
그레고리는 원래 의사가 되려고 했습니다. 약사였던 아버지의 권유로 UC 버클리대 의대에 입학했지만 연극에 심취해 연기자의 길로 들어섰습니다. 그러나 의학과 완전히 연을 끊은 것은 아닙니다. 험프리 보가트, 개리 쿠퍼 등 동료 연기자들이 암으로 세상을 등지자, 50세 때 미국암협회의 회장을 맡아 5000만 달러의 암 퇴치 기금을 마련하고, 미국 국민에게 건강검진의 중요성을 설파했습니다.
그레고리는 “나는 내가 연기한 캐릭터들만큼 확신에 가득 찬 사람이 아니다. 때론 용기 있었지만, 그렇지 않을 때도 많았다”고 고백했습니다. 나치 전범, 서부의 악당 등 악역도 맡았습니다. 그러나 미국 국민은 그를 《앨라배마에서 생긴 일》에서 백인 여성을 성폭행한 누명을 쓰고 투옥된 흑인을 구명하며 “지금 이 법정에서는 모든 사람이 평등하다”고 외친 정의의 변호사로 기억합니다. 《로마의 휴일》에서 어여쁜 공주를 보호하는 따뜻한 기자로 기억합니다.
그는 추문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나중에 잉그리드 버그만과 몇 주 동안 사랑에 빠졌다고 고백했습니다. 그는 《로마의 휴일》의 기자 역을 취재한 여기자 베로니크와 사랑에 빠져, 첫 부인과 이혼하고 베로니크와 결혼해서 48년을 해로했습니다.
그레고리 펙이 우리나라에서 태어났다면 영웅으로 남아 평온하게 눈을 감을 수 있었을까요? 자신이 없습니다. 정치권에서도, 학계에서도, 온라인에서도 우리는 누군가의 전인격을 평가하기 보다는 단점을 찾아내 비난하는 데 너무 익숙하지 않은가요? 대한민국은 수많은 위인들과 현명한 국민이 함께 만든 나라인데, 비난과 저주로 존경할 사람이 없는 나라가 되지 않았나요?
한 주의 첫날, 너무 심각한 말씀을 드려서 송구합니다. 그러나 감은 눈을 뜨고, 고개 들어 둘러보세요. 그레고리처럼 훤칠한 키에 미남은 아닐지라도, 그가 갖추지 못한 멋진 면을 갖고 있는 영웅들이 너무나 많지 않나요? 바로 여러분 곁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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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음악
그레고리 펙의 모습을 빼놓을 수가 없겠지요? 크리스티나 페리의 ‘A Thousand Years’를 배경음악으로 《로마의 휴일》 명장면 모아놓은 영상 준비했습니다. 1995년 오늘 천국으로 떠난 이탈리아의 피아니스트 아르투로 베네데티 미켈란젤리가 연주하는 쇼팽 발라드 1번 이어집니다.
♫ 로마의 휴일 [영화 명장면] [듣기]
♫ 쇼팽 발라드 1번 [미켈란젤리] [듣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