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주가가 자신이 건강하다고 느끼는 까닭

[이성주의 건강편지]음주 사고

애주가가 자신이 건강하다고 느끼는 까닭

꽃들마저 몸이 달아오르는 봄, 모처럼 맑고 화창했던 주말, 어떻게 보내셨는지요?
    
어제 포털 사이트에서는 기사 하나가 하루 종일 제일 윗머리에서 맴돌고 있더군요. <“술 마셔도 건강”… 음주자, 금주자보다 ‘자신감’ 높다>는 제목의 기사였습니다.
    
기사는 통계청의 사회조사결과를 분석한 것인데, 술을 마시는 사람의 50.9%가 자신의 건강에 대해 긍정했지만 비음주자는 38.7%만 그랬다는 겁니다. 음주자의 10.2%였고, 비음주자의 19.9%가 자신의 건강이 나쁘다고 대답했고요.
    
댓글들이 흥미롭더군요. “술 마시는 사람의 ‘근자감(근거 없는 자신감)’이 드러난 것,” “술꾼은 자기 몸 상태도 모른다” 등….
    
사실 위 기사는 제목이 틀렸습니다. 비음주자는 술을 마시다가 끊은 ‘금주자’에다가 원래 술을 안 마시는 사람까지 포함하니까요. 금주자 중에는 조지훈의 ‘주도론’에서 술을 보고 즐거워하되 술을 마실 수는 없는, 술 8단인 ‘관주(觀酒)’처럼 술 때문에 건강을 해친 사람이 많겠지요.
    
어쨌건, 우리나라 사람은 술에 관대하고, 술의 피해는 애써 무시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주량을 자랑하는 문화도 있지요. 음주로 인한 피해가 한 해 10조 원에 이르고, 교통사고 사망자 100명 가운데 13명이 음주운전 피해자입니다. 술은 담배 못지않게 온갖 병을 일으키는 원흉이기도 합니다. 대체로 술은 담배와 ‘쌍쌍’으로 몸을 파괴하지요.
    
어제 포털 사이트에서는 술과 관련한 사고 기사도 올라와 있었습니다. ‘언론사 선·후배 기자 술자리서 몸싸움… 1명 숨져’라는 기사였습니다. 기사에서는 신문사도 기자 이름도 익명 처리돼 있던데, 한겨레신문의 기자들이 오전 2시까지 술을 마시다가 드잡이를 했고, 이 와중에 후배에게 매쳐진 기자가 옆 테이블에 부딪혀 간이 파열돼 숨진 사고입니다. 숨진 기자는 ‘블랙  리스트’ 특종으로 큰 상을 받았던 기자였습니다.
    
철쭉과 장미가 발갛게 봄의 절정을 알리고 ‘장미 대선’이 다가오면서 술을 찾는 사람이 많아질 겁니다. ‘지나친 과음은… 감사합니다’는 술집 사장님들에게는 미안하지만, 이제부터라도 과음 문화는 사라져야겠습니다. 술냄새나 문뱃내보다 봄의 향기, 사람의 향기가 더 자욱한 봄이기를 빕니다.
    

금주하면 달라지는 10가지

①‘몸 망침의 악순환’에서 벗어날 수 있다. 술, 담배, 스트레스, 운동부족은 서로가 서로를 부른다. 술을 끊으면 나머지도 제어하기 쉽다. 특히 흡연자는 담배를 완전히 끊기 쉬워진다.
②24시간이 길어지고 삶이 풍부해진다. 애주가들은 “술을 안마시면 무슨 재미로 사느냐”고 묻지만 술 마실 시간에 음악, 미술, 서예, 독서, 운동 등을 하면 오히려 단조로웠던 삶이 재미있어진다.
③경제적이 된다. 술값 뿐 아니라 이로 인한 각종 부대비용, 사고 수습비용을 줄일 수 있으며 아낀 돈으로 좋은 데 쓸 수 있다.
④판단력이 좋아져서 업무성과가 좋아진다. 또렷한 정신에서 일을 보면 업무 효율이 쑥쑥 올라간다. 선진국에서는 조직의 리더가 절대 취해서 안 된다는 것이 불문율이다. 술을 안마시면 업무가 불가능하다는 것도 대부분 자기합리화에 불과하다.
⑤가정이 포근해지고 부부관계가 좋아진다.
⑥현실을 제대로 볼 수 있다. 술꾼들은 스트레스나 골칫거리가 생기면 술로 푼다. 결국은 현실에서 도피하고 문제의 원인을 다른 데 돌리기 십상이다.
⑦자신감을 회복할 수 있다. 술로 인한 실수가 줄어들면 마음이 긍정적으로 변한다.
⑧사회가 깨끗해진다. 불륜, 향응, 패거리문화 등은 대부분 술자리와 연관돼 있다.
⑨신체의 병 뿐 아니라 우울증, 불안장애 등 마음의 병을 예방할 수 있다. 술은 우울증과 자살의 주요원인이기도 하다. 치매 발병률도 뚝 떨어진다.
⑩진짜 친구를 찾을 수 있다. 술을 끊으면 ‘술친구’들은 자연스럽게 떨어져 나가고 가슴을 나눌 친구가 주위에 남는다.
    
<제486호 '베토벤 바이러스' 참조>
    

오늘의 음악

봄과 술이 겹쳐지는 음악이죠? 베토벤의 ‘달빛 소나타’를 예프게니 키신의 연주로 들어보시지요? 1982년 오늘 태어난 미국의 가수 켈리 클락슨의 세 번째 빌보드 챠트 1위곡 ‘Stronger’ 이어집니다.

♫ 달빛 소나타 [예프게니 키신] [듣기]
♫ Stronger [켈리 클락슨] [듣기]

    이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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