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에게 가장 좋은 남편 직업은?
[이성주의 건강편지]추리소설의 여왕
여자에게 가장 좋은 남편 직업은?
온갖 추리소설이 난무하고 있는 세상이지요? 진짜 추리소설의 씨를 뿌린 애드가 앨런 포도, 꽃을 피운 아가사 크리스티도 저승에서 보면 인상을 찌푸릴 정도입니다. 어쨌거나 1976년 오늘은 ‘추리소설의 여왕’ 아가사 크리스티가 세상을 떠난 날입니다.
아가사는 평소 어린 시절 행복하게 지냈던 것에 대해 소중하게 생각했는데, 말년에도 큰 병 없이 집에서 조용히 눈을 감았습니다. 온라인 백과사전 위키피디아에서는 ‘died from natural causes at home(집에서 자연스러운 이유로 숨졌다)’고 돼 있던데, 고종명(考終命)할 수 있다는 것, 행복이겠죠?
아가사는 어렸을 때 오페라 가수가 되고 싶었지만 성량이 부족해서 ‘희망사항’과는 동떨어지게 ‘자질의 길’로 갔습니다. 벨기에 출신의 탐정 푸아로 또는 미스 마플이 등장하는 추리소설로 세계인들의 정신세계를 사로잡았지요.
그녀는 23세 때 댄스파티에서 만난 영국 항공대 대령 아치볼드 크리스티에 한 눈에 반해서 약혼을 파기하고 결혼합니다. 그러나 동서고금에서 대체로 ‘번개 사랑’은 오래 가지 않는가 봅니다. 남편과 불화를 겪었고 결국 갈라섭니다. 그녀는 1926년 《애크로이드 살인사건》을 발표한 직후 저녁을 먹고 드라이브를 간다며 집을 나선 뒤 실종됩니다. 이튿날 호수 근처의 풀밭에서 소지품이 남아있던 승용차가 발견됐고 영국이 들썩거립니다. 자살이냐, 납치냐, 도대체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하지만 아가사는 며칠 만에 인근의 호텔에서 나타났습니다. 외도한 남편에 대한 경고다, 남편의 바람기와 어머니의 사망으로 스트레스를 받아 기억상실증에 걸렸다, 책을 더 팔기 위한 자작극이다 등 수많은 추리가 있었지만 아직도 정확한 원인은 모른다고 합니다.
아가사가 세상을 떠나기 반 년 전에 뉴욕타임스가 1면에 탐정 푸아로의 부음 기사를 실은 것은 유명한 일화이지요. 아가사의 마지막 작품 ‘커튼’에서 숨진 명탐정을 기린 부고 기사에서 푸아로의 나이는 무려 120세였다고 하네요. 학자들은 80~130세까지 다양한 논거를 갖고 푸아로의 향년에 대해 입씨름하고 있습니다.
아가사의 재혼 역시 ‘추리소설의 여왕’답습니다. 그녀는 자신의 열렬 팬인, 고고학 발굴대장 아내의 초청으로 메소포타미아에 방문했다가 팬의 지극한 환대를 받습니다. ‘팬’은 아가사가 오리엔트 특급열차를 타고 귀국할 때 남편의 제자인 젊은 고고학자 맥스 맬로윈에게 동행하라고 시킵니다. 이 열차에서 아가사는 맥스와 사랑에 빠져 결혼합니다. 아가사의 나이는 40세, 맥스의 나이는 26세여서 14세 차이가 났지만 서로 나이를 올리고 내려서 결혼신고서에는 6살 차이로 줄였다고 하네요. 아가사는 고고학자와의 결혼에 대해 이렇게 유명한 말을 남깁니다.
“고고학자는 여성이 가질 수 있는 최고의 남편감이다. 여자가 늙어갈수록 더 관심을 가지므로(An archaeologist is the best husband a woman can have. The older she gets the more interested he is in 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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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음악
아가사 크리스티의 명작은 영화로도, 음악으로도 수없이 나왔지요? 리처드 로드니 베네트가 연주하는 ‘오리엔트 특급 살인사건’ 모음곡 먼저 준비했습니다. 1864년 내일은 미국 민요의 아버지 스티븐 포스터가 세상을 떠난 날입니다. 포스터는 흑인의 서정을 노래로 담았다고 해서 백인들의 비난을 받았지요. 빙 크로스비가 마치 포스터처럼 ‘스와니 강’을 노래합니다.
♫ 오리엔트 특급 살인사건 [리처드 로드니 베네트] [듣기]
♫ 스와니 강 [빙 크로스비] [듣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