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증되지 않은 상업시술을 받는 대통령

[이성주의 건강편지]대통령의 미용시술

검증되지 않은 상업시술을 받는 대통령

대통령이 결국 권력을 이용해 기업들을 협박하고 이익을 챙긴 일당들의 공범으로 형사 입건됐습니다. 청와대가 대통령의 약속을 뒤집고 “검찰의 수사에 응하지 않겠다”며 “차라리 탄핵하라”고 반발하고 있지만, 거기에 공감할 사람은 드물어 보입니다.

    
여러 신문과 방송에서 정치 사회적 의미를 짚을 것이기에, 저는 의학정보를 다루는 사람으로서 다른 언론이 짚지 않을 부분만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토요일 SBS TV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도 주요하게 다뤘지만, 대통령이 줄기세포 주사와 비타민 주사를 맞아왔다는 점에서 저는 참담함을 느낍니다. 
    
대통령이 애용했다는 줄기세포 주사는 저와 코메디닷컴에서 2007년부터 검증이 안 된 치료법이라고 비판해온 치료법입니다. 코메디닷컴은 박 대통령과 국회의원들을 고객으로 둔 회사와는 소송 직전까지 갔습니다. 저희는 태반주사와 메조테라피 비타민주사도 정통의학에서 인정하지 않는 시술로 비판해왔습니다. 미국과 중남미 등에서 한때 돈을 주체하지 못하는 연예인이나 부유층을 대상으로 유행을 탔지만, 시나브로 열기가 식었지요. 미국의 돌팔이 의료 감별 사이트에서 의학적으로 근거 없는 시술로 규정하고 있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우리나라에서 이런 시술이 계속 유행인 것은 저수가 건강보험 체제에서 의사들이 돈을 벌기 위한 시술을 당연하게 여기는 풍토와 자신의 몸에 투자하는 데 아끼지 않는 ‘졸부들의 특권의식’이 결합한 것으로 볼 수가 있습니다. 대통령이 ‘졸부 아줌마들’과 다름없다는 사실이 저를 고개 떨구게 만듭니다. 국민의 건강을 생각하고, 의료자원이 정상적으로 흐르도록 노심초사해야 할 대통령이 자신의 미모를 위해 불법시술과 검증받지 않은 시술을 애용했다면 이게 국가라고 할 수가 있겠습니까?

러시아 말의 라스푸틴이나 한말의 진령군 모두 ‘사이비 의료’로 왕비의 환심을 샀는데, 최순실과 대통령의 관계가 이와 무엇이 다릅니까? 청와대 의무실에서 합리적으로 반대한 비과학적 치료법에 의존한, 과학적 사고가 빈약한 지도자가 어떻게 나라를 이끌 수가 있겠습니까?

    
청와대는 ‘오보 괴담 바로잡기!’를 통해 여러 오보에 대해 해명을 하고 있습니다만, 게시판의 글들을 뒤집어보면 해명하지 않은 것들은 사실일 가능성이 높다는 합리적 추론에 이르게 됩니다.
    
대통령은 세월호 사건 때에도 비타민 주사를 맞았을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 청와대 게시판의 글에는 성형수술을 받지는 않았다고 돼 있는데, 미용 주사를 받은 것이 성형수술의 범주에는 포함되지 않지요. 변호인이 밝힌 ‘여성으로서의 사생활’이 ‘아, 그런 것이었구나!’하고 뒷받침하게 되고요.

그렇지 않아도 문제입니다. 첫 사고보고를 받은 지 7시간이 지나 지척에 있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가서 전혀 상황판단이 안 된 상태에서 보고를 받은 것은 국가적 재난에 관심이 없었다는 말, 누군가의 아픔에 공감할 수 없다는 것으로 해석이 되기 때문입니다.

    
대통령과 ‘간신나라 충신’들은 더 이상 몸부림칠수록 선거에서 대통령을 선택한 수많은 국민을 비참하게 만든다는 사실을 깨닫기 바랍니다. 수많은 시민이 대통령이 물러나면 나라가 소용돌이에 빠질 것을 우려하는 것도 사실이지만, 자리를 고집하면 더욱 더 혼란스러워질 것으로 보입니다. 뼈를 깎는 고통 속에서 하루빨리 대한민국 호의 전열을 재정비하는 것이 그래도 가장 합리적인 길일 겁니다. ‘간신나라 충신’들에 둘러싸인, 비과학적인 사고의 대통령이 어떻게 격랑 속에서 대한민국 호를 이끌 수가 있겠습니까? 더구나 국민 대다수의 신뢰를 잃었는데...

박근혜 게이트 정국, 궁금증 10개

○박근혜 대통령은 왜 대통령을 하려고 했을까? “이러려고 대통령을 했나?” 자괴감에 든다고 했는데, ‘강남 아줌마’에게 매사를 의논할 정도인데 정말 왜 대통령을 하려고 했을까?
○왜 일부 정치인들은 재야의 박근혜 씨를 정치판에 데리고 왔을까? 옛 ‘친박연대’ 사람들의 지금 마음은 어떨까?
○왜 사람들은 ‘자신의 옷’에 맞지 않은 자리나 부를 얻으려고 할까? 그런 건 언젠가는 탈이 나게 마련인데…. 우리나라에서는 입신양명이 지고의 가치여서 그런 걸까?
○왜 청와대와 정부부처의 누구도 사표를 내지 않을까? 이것이 ‘의리’라고 믿고 있는 걸까?
○왜 공부를 많이 한 교수나 법조인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드러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을까? 자신이 감옥에 간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왜 최순실의 협박을 받은 기업인 가운데 누구도 문제를 삼지 않았을까? 기업의 직원들 중 일부라도 문제를 삼을 수 있었을 텐데….
○문체부에서는 장관과 선배공무원이 부당하게 물러났는데, 왜 모두 입을 다물었을까? 언론에서도 문제를 삼았는데….
○대선에서 야당은 왜 최태민 가문과 박근혜 관계를 좀 더 선거 이슈화하지 않았을까?
○야당은 왜 이 난국을 합리적으로 수습하려고 행동하지 않을까?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된 데에는 야당에 대한 안보와 정책 불안감이 큰 몫을 차지했는데, 왜 보수층과 중도층을 흡수할 기회에 구태를 반복할까?
○왜 5%는 ‘박근혜 대통령’의 성에서 벗어나지 못할까?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존중은 이해가 가지만, 그 딸은 아버지의 뜻을 거역하면서 ‘사기꾼’과 그 가족에 모든 것을 바쳤는데도….

오늘의 음악

이 아픈 세상, 음악으로 슬픔을 달랩니다. 첫 곡은 요즘 화제가 되는 노래지요? 이승환, 이효리, 전인권이 공황상태에 빠진 국민에게 바치는 노래입니다. ‘길가에 버려지다’ 두 번째 곡은 제프 벡의 연주곡입니다. ‘Cause We’ve Ended As Lovers’입니다.

♫ 길가에 버려지다 [이승환 이효리 전인권] [듣기]
♫ Cause We've Ended As Lovers [제프 벡] [듣기]

    이성주 기자

    저작권ⓒ 건강을 위한 정직한 지식. 코메디닷컴 kormedi.com / 무단전재-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

    댓글 0
    댓글 쓰기

    함께 볼 만한 콘텐츠

    관련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