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꾸러기를 위한 날, 있다 없다?
[이성주의 건강편지]잠꾸러기의 날
잠꾸러기를 위한 날, 있다 없다?
어떤 사진일까요? 핀란드에서 ‘동네의 잠꾸러기’를 바닷물에 빠뜨리는 행사입니다. 원래는 동네에서 가장 게으른 사람을 골라서 호수나 바다에 빠뜨리는데 요즘에는 유명 인사를 빠뜨린다고 합니다.
핀란드에서는 오늘(7월 27일)이 ‘잠꾸러기의 날’입니다. AD 250년 무렵 소아시아 에베소에서 우상숭배를 강요하는 왕의 박해를 피해 동굴에 숨어 200년 동안 잠을 잤다는 일곱 잠꾸러기를 기리는 행사라고 하네요. 소아시아가 아니라 멀리 핀란드에서 이 풍습이 남아 있는 것이 이색적입니다.
‘잠꾸러기의 날’에는 집에서 가장 늦게까지 자는 사람에게 물을 뿌려 깨우기도 하고, 늦잠 자는 남자의 왼쪽 가슴만 면도하기도 합니다. 근사한 왕자가 ‘잠자는 숲속의 미녀’를 깨우는 것처럼 잠을 깨운다는 것에 의미를 부여했다고나 할까요?
현대 과학의 발달로 ‘잠’이 삶의 낭비가 아니라는 것이 밝혀지고 있습니다. 사람은 잘 때 여러 호르몬이 분비되기 때문에 성장기 아이는 잠을 잘 자야 쑥쑥 자랍니다. ‘잠꾸러기는 미인’이라는 말도 과학적으로 입증되고 있지요. 잠은 뇌가 기억을 정리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한 때 “잠이 많으면 꿈도 많다”는 말이 유행했는데, 틀린 말이 아니지요.
비가 그치고 나면 날씨가 시원해지는데, 이를 ‘비거스렁이’라고 한답니다. 그러나 어제 전국 곳곳이 비거스렁이 대신 열대야로 덮여 많은 사람이 잠을 제대로 못 잤지요. 오늘도 뜨거운 밤이 잠을 방해할 것 같습니다. 잠도 제대로 준비하면 푹 잘 수가 있습니다. 숙면 수칙 잘 지켜서 오늘 밤은 비거스렁이의 꿀잠 되기를….
열대야 꿀잠을 위한 7가지 팁
①아침에 일찍 일어나고 낮에 햇빛을 쬔다. 생체시계를 제대로 맞춰주려면 낮에 햇빛을 쫴야 한다. 이를 위해선 한 두 시간 야외활동을 하면 족하다.
②낮잠은 30분 이상 자지 않는다. 낮에 잠깐 눈을 붙이는 것은 피로 회복에 도움이 된다. 수면 시간은 30분 이내인 것이 좋다. 또한 오후 3시 이후에는 낮잠을 자지 않는 것이 좋다. ‘불면의 악순환’을 일으킬 염려가 있기 때문이다.
③오후에 운동을 한다. 몸이 적당히 피곤해야 잠이 오지만 잠자리 들기 2시간 전 과격한 운동은 되레 잠을 방해한다.
④밤에 술을 마시거나 야식을 먹지 않는다. 술을 마시고 자면 깊은 잠을 이루지 못해 다음날 피곤하다. 음식을 먹고 잠자리에 드는 것도 마찬가지로 숙면을 방해한다. 잠들어야 할 시간에 위장이 일을 하느라 깨어있기 때문이다. 배가 고프면 우유를 반 컵 정도 마신다. 우유에는 잠을 촉진하는 아미노산이 들어있다.
⑤에어컨과 선풍기를 적절히 이용한다. 에어컨 온도는 기기마다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26도 안팎이 적당하다. 1시간 이상 틀어 놓으면 실내 습도가 30~40% 수준으로 떨어지고 이에 따라 코와 목구멍의 점막이 건조해지면 감기에 걸리기 쉽다.
⑥자기 전에 미지근한 물로 샤워나 목욕을 한다. 잠자리 직전에 너무 차가운 물로 샤워하지 않는 것이 좋다. 피부의 온도가 내려가면 우리 몸은 열을 빼앗기지 않으려고 혈관을 수축시킨다. 그러면 혈압이 올라가고 신체가 긴장하게 된다. 이렇게 교감신경이 흥분하면 잠이 오지 않는다. 미지근한 물은 몸의 긴장을 풀어줘 심신을 이완시키는 효과가 있다.
⑦자기 전에 컴퓨터나 휴대전화를 보지 않는다. 수면을 방해한다는 연구결과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제 611호 건강편지 ‘짜장 덥습니다’ 참조>
오늘의 음악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도 잠을 위한 음악이었습니다. 카이저링크 백작의 불면증을 치유하기 위해서 만들었다고 하지요? 글렌 굴드의 연주로 아리아와 1~3 변주곡 듣겠습니다. 둘째 곡은 아바의 자장가라고나 할까요? 1981년 나온 노래이지만 뮤지컬 맘마미아를 통해 더 유명해졌지요. ‘Sleeping Through My Fingers’입니다.
♫ 골드베르그 변주곡 [글렌 굴드] [듣기]
♫ Sleeping Through My Fingers [아바] [듣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