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마음이 낳은 리바이스 청바지
[이성주의 건강편지]Levi Strauss
열린 마음이 낳은 리바이스 청바지
Levi Strauss를 어떻게 읽을까요? 명저 《슬픈 열대》로 유명한 프랑스의 인류학자는 레비 스트로스로 읽지만, ‘청바지의 아버지’는 리바이 스트라우스로 부르지요. 리바이 스트라우스의 약칭이 리바이스이고요.
리바이는 미국의 ‘골드러시’ 때 광산 노동자들을 위해 천막을 팔았습니다. 한때 목돈을 벌었지만 위기가 닥쳤습니다. 군납업자의 요청으로 천막을 대량 생산했다가 전량 반품돼 빚더미에 앉게 된 것입니다. 그러나 절실함은 길을 만든다고 했던가요? 광부들의 너덜너덜, 해진 옷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재고더미였던 천막용 천으로 청바지를 만들어 ‘대박’을 쳤습니다.
몇 년 뒤 리바이의 회사로 편지 한 통이 왔습니다. 발신자는 제이콥 데이비스라는 재단사였습니다. 직원들은 엉성하고 촌스러운 문체와 엉터리 맞춤법, 괴이한 아이디어를 비웃었지만 리바이는 본질을 놓치지 않았습니다. 광부들은 작은 연장과 광물을 주머니에 넣고 다니기 때문에 주머니 솔기가 잘 해졌는데, 주머니 모서리마다 실이 아닌 징을 박자는 것이었습니다. 리바이는 제이콥과 함께 이 아이디어의 특허를 땄고 징을 박은 청바지를 팔기 시작했습니다.
청바지는 젊음의 상징으로 꽃폈습니다. 제임스 딘, 말런 브랜도, 엘비스 프레슬리, 스티브 잡스 등을 이야기할 때 청바지를 뺄 수가 없지요? 여성의 각선미를 도드라지게 만드는 패션 아이콘이기도 합니다. 청바지의 대표 선수가 바로 리바이스이고요.
1829년 오늘(2월 26일)은 리바이 스트라우스가 독일에서 태어난 날입니다. 리바이가 빚더미 아래 좌절을 이긴 것도, 제이콥 데이비스의 아이디어를 품은 것도 ‘열린 마음’ 덕일 겁니다. 우리나라에서 지금 절실히 필요한 것, 창조적 일에 필수적인 것도 ‘열린 마음’일 겁니다. 혹시 좁은 틀 안의 지식과 경험 때문에 큰 것을 놓치고 있지는 않은가요? 저도, 눈을 뜨고 고개를 들어 둘러봐야겠습니다, 청바지의 아버지를 떠올리면서….
마음을 열고 창조적으로 만드는 8가지 방법
영국의 과학교양잡지 ‘New Scientist’가 2009년 기사로 제안한 방법입니다. 일부 ‘그럴까’하는 것도 있지만, 원문 그대로 소개합니다.
①불평하라=불만은 창조의 근원이 될 수 있다. 미국 라이스대 징 조우 박사는 굴착 장비 직원 149명에게 일에 대한 만족도를 묻고 이들의 상사에게 각 직원의 업무 능력을 확인했다. 그 결과 불평하는 직원일수록 더 창조적으로 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②마음을 풀어 헤쳐라=미국 과학도서관 온라인 학술지인 ‘플로스 원(PLoS ONE)’에 실린 영국 런던대 조디프 바타차리야 박사의 연구에 따르면 뇌는 쉬고 있을 때 창조적 생각을 한다. 연구진이 일반인에게 단어 퍼즐을 풀게 하면서 뇌파를 촬영한 결과 뇌의 초점이 맞지 않았을 때 더 창조적으로 퍼즐을 푼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③양손을 써라=음악은 스트레스를 해소시킬 뿐 아니라 뇌 발달도 도와준다. 미국 밴더빌트대 뇌연구소 박소희 교수는 피아노를 연주하는 사람이 그렇지 않는 사람보다 업무 수행 능력이 더 좋다는 것을 실험으로 밝혔다. 꼭 피아노 연주가 아니더라도 태권도나 타이핑처럼 양손을 쓰는 동작은 오른쪽 뇌와 왼쪽 뇌를 모두 쓰게 해 창조력을 높인다고 박 교수는 조언한다.
④파란 색으로 주변을 채우자=파란색은 창조적인 생각을 불러일으킨다.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 줄리엣 주 박사가 빨간색과 파란색이 사람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해 보니 빨강은 기억을 자극하고 파랑은 상상력을 자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⑤창조적인 사람 가까이로=주변 사람에 대한 신뢰가 바탕에 깔릴 때 가장 좋은 생각을 할 수 있다. 경제가 힘들 때는 더 협력하고 혁신해야 창조적인 생각이 잘 떠오른다.
⑥여행을 즐겨라=낯선 곳에 가야 새로운 생각이 떠오른다. 폴 고갱은 타히티 섬으로 가서 삶과 일이 바뀌었고, 헤밍웨이는 스페인에서 대작의 영감을 얻었다.
⑦신나게 놀라=노는 것은 잠과 마찬가지로 인간의 생물학적인 기본 상태 중 하나다. 놀이는 인간 삶의 중요한 부분이고 특이 어린 시절 충분히 노는 게 중요하다.
⑧술잔 바닥에 창조성 있다=많은 연구에 따르면 음악이나 문학 등의 창조적 행위는 음주와 관련이 깊다. 술을 마신다고 창조성이 높아지지는 않지만, 술이 당신의 잠재력을 끌어올려 창조성을 발휘하게 만드는 실마리가 될 수는 있다.
<제 784호 건강편지 ‘워크맨의 창조성’ 참조>
오늘의 음악
오늘은 청바지와 관계있는 노래 두 곡 준비했습니다. 첫 곡은 변진섭의 노래이지요. “청바지가 잘 어울리는 여자…”로 시작하는 ‘희망사항’입니다. 아다모의 샹송 ‘청바지와 가죽잠바’ 이어집니다.
♫ 희망사항 [변진섭] [듣기]
♫ 청바지와 가죽잠바 [아다모] [듣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