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막바지에도 금연, 절주는 필요할까?
[이성주의 건강편지]카네기홀의 수호자
삶의 막바지에도 금연, 절주는 필요할까?
얼마 전 소개한 카네기홀에 얽힌 유명한 일화이지요. 카네기홀은 1891년 5월 5일 차이코프스키가 자신의 곡을 지휘하면서 막을 올렸지요. 아르투로 토스카니니와 레너드 번스타인 등의 주무대였고 재즈, 록 등의 발전에도 기여했지요.
한국인으로는 1950년 소프라노 김자경이 최초로 독창회를 가졌고 1972년에는 국악인 김소희, 지영희, 성금연, 김윤덕 등이 우리 소리를 알렸습니다. 1981년 대중가수로는 처음으로 조용필이 공연을 가졌고요.
카네기홀도 한때 문을 닫을 뻔 했습니다. 1955년 뉴욕시가 링컨센터를 만들 계획을 발표하고 이에 따라 뉴욕 필하모닉이 근거지를 링컨센터로 옮기기로 했지요. 당시 카네기홀은 새 주인에게 팔렸는데 그는 카네기홀을 헐고 50층 규모의 상업용 빌딩을 지으려고 했지요.
이때 바이올리니스트 아이작 스턴이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스턴은 사람들에게 카네기홀의 역사적 가치를 설명하고 불도저가 버틴 카네기홀 앞에서 항의집회를 이끌었습니다. 뉴욕시에게는 “카네기홀은 링컨센터와 경쟁하는 대신에 국가적으로 음악영재를 키우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득합니다. 마침내 1960년 뉴욕시가 카네기홀을 인수하지요. 스턴은 기업과 재력가의 기부를 받으려고 발품을 팔았습니다.
현재 카네기홀은 공연장 3곳에서 한 해 200여 번의 공연이 열리며 음악의 발전에 기여하고 있는데, 대연주장의 이름은 ‘아이작 스턴 공연장’입니다.
2001년 오늘은 스턴이 심부전증(심장기능저하증)으로 세상을 떠난 날입니다. 심부전증은 심장의 기능이 약해져서 신체 곳곳에 필요한 혈액을 제대로 못 보내는 병이지요. 스턴은 한 해 전에 심장판막을 교체하는 수술을 받고도 시가와 와인을 즐기다가 81세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참 어려운 질문입니다. 스턴처럼 수술을 받으면 술, 담배를 끊어야 할까요, 아니면 여생은 즐겁게 지내다 가야할까요? 하지만, 젊었을 때부터 술, 담배 대신 다른 즐거운 것들을 가까이 했다면 조금 더 행복하게 눈을 감지 않았을까, 인류에게 좀 더 많은 유산을 남겨주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저의 너무 큰 욕심일까요?
심장을 지키는 8가지 방법
<제 899호 건강편지 ‘눈감은 지휘자’ 참조>
오늘의 음악
아이작 스턴은 자신을 ‘노력형’으로 규정했지요. 스턴이 별세하기 한 해 전 ‘폴라 음악상’ 수상 축하연에서 클라이슬러의 ‘사랑의 슬픔’을 연주하는 것을 들으면 노력이 쌓여 ‘관조의 경지’에 오른 것을 느낄 수가 있습니다. 슬픔조차 허무하게 들린다고나 할까요? 참고로 ‘폴라 음악상’은 ‘음악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상으로 2000년에는 아이작 스턴과 밥 딜런이 수상자였습니다. 스턴이 사라사테의 치고이너바이젠(집시의 아리아)을 연주하는 모습 이어집니다.
♫ 사랑의 슬픔 [아이작 스턴] [듣기]
♫ 치고이너바이젠 [아이작 스턴] [듣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