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강의 들으며 장맛비 우울 떨치시기를

[이성주의 건강편지]장맛비와 멋진 교수

마지막 강의 들으며 장맛비 우울 떨치시기를

내 머리칼에 젖은 비
어깨에서 허리께로 줄달음치는 비
맥없이 늘어진 손바닥에도
억수로 비가 내리지 않느냐,
비여
나를 사랑해 다오.
저녁이라 하긴 어둠 이슥한
심야라 하긴 무슨 빛 감도는
이 한밤의 골목어귀를
온몸에 비를 맞으며 내가 가지 않느냐,
비여
나를 용서해 다오.
 
<천상병의 ‘장마’>
‘바보 시인’ 천상병이 사랑과 용서를 갈구한, 그 빗방울들이 며칠 동안 마음을 씻는 듯하더니, 아직 가슴에 여러 찌끼가 남았는데도 내일부터는 햇빛이 비낀다고 하네요.
 
올해 중부지방에는 아예 장마가 없는 걸까요? 장마는 어원상 ‘긴[張] 물’이라는 뜻이며 순우리말로는 ‘오란비’입니다. ‘오래 내리는 비’가 장마이지요. 시기는 장마철이지만 가끔씩 손님이 오듯 빗방울이 창문을 두드리는 것, 여우비와 여우볕이 갈마드는 것을 장마라고 부를 수는 없지 않을까요?
 
어떨 때에는 장마의 격렬함이 한없이 야속하지만 지금처럼 부끄럽고 답답할 때에는 가슴을, 온몸을 씻어줄 장대비가 그립네요. 참 사람의 간사함이란….
 
그러나 힘을 냅시다. 지난해 건강편지에서 소개했듯, 2008년 오늘은 미국 카네기 멜론대의 랜디 포시 교수가 세상을 떠난 날입니다. 그는 췌장암으로 세상과 작별하기 10개월 전, 아내의 생일 다음날 ‘어릴 적 꿈을 진짜로 이루기’라는 주제로 감동적인 강연을 펼칩니다. 혹시 며칠 동안 궂은비에 울가망해졌다면 ‘마지막 강의’를 보면서 힘을 내시기 바랍니다.
 
동영상이 제법 길기 때문에 오늘 바쁘시다면 주말이라도 보시면 좋습니다. 오늘, 내일 비거스렁이의 시원한 바람 속에서 삶의 소중함을 느끼시기를….

췌장암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

◆예방을 위해
①금연, 절주한다.
②건강 체중을 유지하고 규칙적으로 운동한다.
③현미, 잡곡, 과일, 채소를 섭취하고 육류, 고칼로리, 고열량식, 인스턴트 음식, 불포화지방산의 섭취를 줄인다.
◆조기진단이 필요한 때
①복통이 심하지만 위내시경에 이상이 없을 경우, 황달이 있는데도 간기능에 이상이 없을 경우.
②갑작스런 체중감소, 메스꺼움, 피로 등이 동반될 경우.
③비만이나 가족력이 없는데 갑자기 당뇨병이 발견될 경우.
④뚜렷한 이유 없이 췌장염을 앓은 경우.
⑤초음파 검사에서 이상이 없다고 나왔는데도 증세가 계속되면 CT, MRI, 양전자단층촬영(PET), 내시경적역행성담췌관조영술(ERCP), 혈액검사 등을 받는다.
(도움말=송시영 연세대 의대 소화기내과 교수)
     

오늘의 음악

랜디 포시 교수를 세상과 작별케 한 췌장암은 많은 사람을 앗아갔습니다. 딥 퍼플의 존 로드와 패트릭 스웨이지도 희생됐지요. 딥 퍼플의 ‘Child in Time’과 패트릭 스웨이지가 주연한 영하 ‘Dirty Dancing’의 OST ‘Time of My Life’ 준비했습니다. 셋째 곡은 배따라기의 ‘그대 작은 화분에 비가 내리네’입니다.

♫ Child in Time [딥 퍼플] [듣기]
♫ Time of My Life [Dirty Dancing OST] [듣기]
♫ 그대 작은 화분에... [배따라기] [듣기]

    이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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