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호만 비난해서는 안되는 까닭

[이성주의 건강편지]대한민국은 축구다

홍명보 호만 비난해서는 안되는 까닭



결국 예상대로 끝났습니다. 많은 사람이 월드컵 개막 전 예상한 대로 대한민국 호는 1무2패, 조 4위로 16강 진출에 실패했습니다. 전반 막바지 벨기에의 미드필더 스테번 드푸르가 퇴장했을 때 ‘어, 혹시…’ 했지만 기회도 준비된 팀에게만 온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월드컵 참패에 대해 많은 사람이 비난을 하고 있지만, 2년 반 전에 결과가 예견됐지요. 우리나라는 21세기 들어 박지성, 이영표 등이 유럽의 빅 리그로 진출하면서 선수들의 수준은 어느 정도 올라갔지만 빅 리그에서 활약하는 감독은 없습니다. 지도자는 아직 20세기에 머물러 있는 셈입니다. 축구 팬들이 조광래 감독 대신 거스 히딩크 같은 명장을 데려오기를 원했던 이유죠.

해외 명장들이 한국행을 원한다는 보도가 줄을 이었지만, 대한축구협회는 손사래 치는 최강희 감독에게 맡겼고 월드컵을 1년 앞두고 홍명보 감독에게 짐을 씌웠습니다. 축구 팬들은 당시 “홍 감독은 아직 더 커야 하는데 국대 감독을 맡았다”면서 “지금 나가면 꺾이는데…”하며 우려했습니다.

대한축구협회는 1년 예산이 1000억 원인 매머드 조직입니다. 이 조직의 주먹구구식 행정이 결국 대표 팀 경기력 저하의 원흉이죠. 직원이 횡령을 했는데도 위로금을 줘서 내보낼 정도이면…. 축협 간부들은 팬들이 평소 K리그에 무심하다가 월드컵 때에만 관심을 갖는다고 볼멘소리이지만, 과연 K리그 활성화를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묻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현대 그룹 가문에서 회장을 대물림하고 있는데 축구에 어느 정도 투자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번 월드컵에서 대한민국 호는 색깔이 없었습니다. 전술의 부재를 그대로 드러냈습니다. 홍 감독은 ‘올림픽 신화’에 안주해서 팬들은 보는 것들을 놓쳤습니다. 김신욱, 김승규, 박주호 등 펄펄 나는 선수들의 기용을 꺼렸지요. ‘안전’을 꾀하다가 ‘변신’을 놓치고, 이 때문에 결국 안전까지 놓친 셈이지요. 전술이 단순해서 선수기용에 한계가 있을 수도 있고요. 알제리, 벨기에 감독 모두 우리의 전술을 그대로 간파했으니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지요. 그러나 웬만한 축구 팬들은 이런 결과가 올수밖에 없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외신들이 20세기 축구로 되돌아갔다고 혹평한 대한민국 호! 다시 성장할 수 있을까요? 대한민국 축구는 1982년 뉴델리 아시안게임에서 이란에 0대1, 일본에 1대2로 패해 예선 탈락한 뒤 이를 보약으로 삼아 프로리그를 출범시키고 어린 선수들의 육성에 신경 써 아시아의 강자로 성장했지요. 하지만 오늘의 패배가 비타민이 되는 것이 쉽지만은 않아 보입니다.

축구협회와 축구인들이 대오각성 해야 하는데, 글쎄요…. 투명한 축협 행정, 해외 명장 체제의 출범, K리그 활성화 방안에서부터 외국처럼 해외 선수를 귀화시켜 대표 팀을 강화하는 것까지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논의해야 할 겁니다. 과학자 아인슈타인의 명언은 축구에도 통합니다.

“Insanity: doing the same thing over and over again and expecting different results.” -정신병이란 똑같은 일을 계속 되풀이하면서 다른 결과를 기대하는 것이다.

브라질 월드컵에서 드러난, 삶과 닮은 축구의 진실

○축구도 공부다. 팀 전체가 전략 전술, 트렌드에 대해 끊임없이 공부해야 한다.
○안주하면 지고, 변화하면 산다. 스페인의 티키타카는 상대방에 전술적 한계를 간파당하는 순간 몰락이 예상됐다.
○적을 알고 나를 알아야 이긴다. 알제리와 벨기에는 우리를 투명하게 바라봤다.
○자신만의 색깔이 없는 팀은 아무 것도 이룰 수가 없다. 자신만의 색깔은 곧 창조를 의미한다.
○선수들에 있어서도 창의력이 없는 플레이는 아무 것도 성취하지 못한다.
○기본기가 없이는 아무 것도 이룰 수가 없다. 축구의 기본기는 90분을 쉬지 않고 뛸 수 있는 체력과 골을 소유하는 기술이다.
○우리를 방어하고 빠르게 공격한다. 이번 월드컵에서는 패스의 축구 자리를 ‘역습의 축구’가 차지했다. 역습에서 중요한 것은 공간의 지배와 스피드다. 빠른 자가 화려한 자를 이기는 축구가 대세였다.
○팀이 개인을 이긴다. 천하의 호날두도 전술적으로 뭉친 팀에서는 한계가 있었다.
○축구는 운의 영향을 받는다. 이번 월드컵에서는 유난히 오심이 많았다. 상상하지 못했던 퇴장도 생긴다. 그러나 기회가 주어져도 질 팀은 진다.

오늘의 음악

지난번 마이클 잭슨의 노래를 소개하다가 좋은 노래가 너무 많아서 선곡에 애로를 겪었습니다. 세 곡을 더 소개합니다. ‘Ben’과 ‘Beat It,’ ‘Heal The World’가 이어집니다. 마지막 노래는 서울 공연 실황입니다.

♫ Ben [마이클 잭슨] [듣기]
♫ Beat It [마이클 잭슨] [듣기]
♫ Heal The World [마이클 잭슨] [듣기]

    이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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