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의 오심은 피할 수 없는 것일까?
[이성주의 건강편지]보스니아의 눈물
축구의 오심은 피할 수 없는 것일까?
새벽에 월드컵 축구 보느라 잠 설치셨지요? 대한민국 호, 변화가 전혀 없는 스타팅 멤버를 보고 약간 실망했는데, 얼마 뒤 큰 실망으로 이어져버렸습니다. 선수들이 경기가 끝날 때까지 최선을 다했지만 4대2의 큰 점수차로 져 16강행은 사실상 좌절됐다고 봐야 하겠군요. 이제는 월드컵 자체를 즐겨야겠군요.
어제 16강 탈락이 확정된 나라 가운데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는 참 억울했습니다.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와 나이지리아 경기는 오심의 압축판이었습니다. 보스니아의 공격수 에딘 제코가 전반 21분에 넣은 골은 명백한 온사이드였는데 오프사이드 판정이 나왔고 오히려 8분 뒤 나이지지라의 공격수 이매뉴얼 에메니케가 어시스트하기 전의 장면이 파울이었지요.
제코가 “집에 가야하기에 너무 슬프다. 그러나 심판도 집에 가야 한다”고 토로했던 것에 공감이 갑니다.
이번 월드컵에서는 오심이 화두에 올랐습니다. 브라질 대 크로아티아의 개막전부터 판정 논란이 일었습니다. 브라질의 공격수 프레드가 페널티킥을 얻은 것은 헐리우드 액션으로 보입니다. 멕시코와 카메룬 전에서 도스 산토스의 두 골도 오프사이드가 아니었지요. 코스타리카는 이탈리아 전에서는 조엘 캠벨이 전반 43분 명백한 페널티박스 안에서 수비수에 걸려 넘어졌지만 주심이 휘슬을 불지 않아 피해를 봤지요.
축구에서 오심이 많은 것은 심판의 판정기술이 TV의 중계기술을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일 겁니다. 거기에다가 이번 월드컵은 패스의 정밀도보다 역습의 속도가 승패의 가장 큰 요소를 떠오르면서 심판이 여기에 적응을 못하는 측면도 있습니다.
오심도 스포츠의 일부입니다. 스포츠는 삶을 반영하는데, 현실의 삶이 100% 공정하게 펼쳐지지 않기 때문에 오심도 생길 겁니다. 그러나 삶에서 불공정을 줄이기 위해 여러 사람들이 노력하듯, 축구에서도 오심도 줄여야 합니다.
네이버 블로거 ‘리와인드’는 자신의 블로그에 이런 글을 올렸더군요.
“테니스가 축구보다 신뢰받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오심 없는 공정한 경기이기 때문이다. 축구장 넓이가 대략 6800㎡이다. 테니스 코트는 대략 240㎡이다. 거의 30배가량 차이가 난다. 그런데, 축구는 심판이 딸랑 3명인데 비해 테니스는 심판이 10명이다. 20개의 눈이 선수의 동작, 공의 움직임을 눈알 빠지도록 지켜보고 있다. 그런데, 이렇게 해도 잡음이 나오자 2006년부터는 전자 판독기를 도입했다. 선수가 어필할 경우 전자 판독기로 1㎜ 이하의 차이까지 정확하게 잡아낸다. 관중들도 이런 정확한 판단 때문에 심판과 경기를 신뢰한다.”
이번 월드컵에서 골 판독기가 도입됐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골과 관련된 오프사이드 오심은 곧바로 수정돼야 합니다. 심판에게도 옐로카드, 레드카드를 주는 것은 어떨까요? 그것은 경기의 재미를 반감시킬까요? 어쨌든 사람들은 삶에 있어서도, 축구에 있어서도 공정함을 원합니다.
아, 오늘은 공정함에 대해서 이야기하기에는 우리 대표 팀이 너무 허무하게 무너졌네요. 그래도 보스니아 국민만큼 억울하고 참담하진 않겠지요? 어쩌면 오심에 희생되지 않고 비록 졌지만 최선을 다했다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겁니다. 우리 대표 팀, 16강, 8강이 목표가 아니듯, 마지막 벨기에와의 경기도 최선을 다하길 빕니다. 그렇다면 비록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지만 박수를 받을 수 있지 않을까요?
삶에 도움이 되는 스포츠의 정신
<제 293호 건강편지 ‘스포츠 정신’ 참조>
오늘의 음악
축구도 삶의 항해와 닮았습니다. 축구광인 로드 스튜어트의 ‘Sailing’ 준비했습니다. 둘째 곡은 2014년 브라질 월드컵 공식 노래입니다. 핏불, 제니퍼 로페즈, 클라우디아 레이테의 ‘Ole Ola(우리는 하나)’입니다. 마지막 노래는 콜롬비아의 세계적 가수 샤키라의 지난 대회 공식 노래 ‘Waka Waka’입니다.
♫ Sailing [로드 스튜어트] [듣기]
♫ Ole Ola [핏불, 로페즈, 레이테] [듣기]
♫ Waka Waka [샤키라] [듣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