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팀에 아르헨티나보다 흑인이 많은 까닭

[이성주의 건강편지]삼바, 보사노바, 축구

브라질 팀에 아르헨티나보다 흑인이 많은 까닭



드디어 브라질 월드컵의 막이 올랐습니다. 어제 개막전에서 브라질은 크로아티아를 3대1로 이겼지요. 일본인 주심의 오심이 한몫해서 시끄럽네요.멕시코도 두 골이나 도둑 맞았고요.

축구는 사람을 미치게 하는 스포츠이지요. 1930년 제1회 우루과이월드컵 때에는 결승에서 맞붙은 우루과이와 아르헨티나가 7년 동안 단교했습니다. 1968년 제9회 멕시코월드컵 지역예선 때에는 엘살바도르와 온두라스가 전쟁을 벌여 2,000여명이 목숨을 잃었고요. 전쟁 중간에 두 나라가 아폴로11호의 달 탐사를 보기위해 하루 쉬었다니…. 1994년 제15회 미국대회에서는 콜롬비아의 수비수 에스코바르가 자살골을 넣고 귀국했다가 총알 세례를 받기도 했지요.

이번 대회에서 우리나라 축구팬들 사이에선 포기의 분위기가 번졌네요. 최근 평가전에서 연전연패했기 때문이지요.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축구 팬들이 조광래 감독을 교체하라고 했을 때에는 세계적 명장을 선임하라고 요구했는데, 축구협회가 이런저런 이유로 거꾸로 가서 하기 싫다는 국내 감독 선임했으니….

다만, 며칠 전 1998년 프랑스 월드컵 때 1무2패를 정확히 예견한 우리나라 최고의 스포츠 전문기자를 만났는데, 그가 “가나와의 평가전에서는 일부러 전력을 감춘 감이 있다. 홍명보를 믿는다”고 했으니, 기대치를 낮춘 상태에서 맘 편하게 응원하는 것도 괜찮겠습니다. 저는 김신욱, 김승규 등 새 얼굴들을 기용해야 뭔가 새로운 일이 벌어질 것 같은데….

이번 월드컵이 열리는 브라질은 남미에서 하나뿐인 포르투갈 사용국입니다. 포르투갈 본국의 언어와는 많이 다르다고 하네요. 포르투갈에서 온 사람들은 붉은 나무를 유럽에 수출했는데 그 나무이름이 ‘파우 브라질’이었고, 거기에서 나라 이름이 정해졌지요.

브라질의 백인들은 17세기에 파우 브라질을 더 이상 베지 못하자 사탕수수 농장을 지었고, 인디언 노예로 일손이 달리자 아프리카 흑인노예를 잡아다 강제노역을 시켰지요. 18세기에는 금광을 개발하면서 또 흑인노예를 ‘사냥’해서 부렸고요. 19세기까지 노예제도가 존속한 나라였습니다. 브라질 대표팀이 아르헨티나 대표팀과 달리 흑인이 많은 이유지요.

브라질의 변화는 1807년 나폴레옹 군이 포르투갈을 침공하면서 극적으로 펼쳐집니다. 포르투갈 왕이 리오 데 자네이루로 피신해서 브라질이 곧 포르투갈 왕국이 됐지요. 그러다가 포르투갈 왕이 본국으로 되돌아가자 브라질의 제국이 자연스럽게 포르투갈에서 독립했습니다.

브라질에서도 왕정을 거쳐 공화정으로 바뀝니다. 이 과정에서 노예제도가 폐지됐고 일손이 부족하자 세계 각국의 이민자들을 받는데, 이때 일본인들이 대거 몰려가서 지금도 브라질에는 일본계가 많습니다.

브라질은 제툴리우 바르가스 대통령이 군부 쿠데타로 물러났다가 선거를 통해 집권했지만 군부의 사임협박을 받고 자결할 정도로 군부와 민간 사이의 갈등이 심했던 나라입니다. 2003년 권좌에 오른 룰라 대통령이 경제개혁을 하면서 이번 월드컵과 2016년 올림픽을 유치했지요.

브라질은 인구, 면적 모두 세계 5위이고 경제규모는 세계 7위인 대국입니다. 신흥 경제대국인 브릭스(BRICs,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의 첫 번째 국가이지요.

브라질이 ‘축구의 나라’라는 데 시비를 걸 사람이 없지요. 월드컵에서 무려 5번 우승했고 펠레, 가린샤, 호나우두 등의 스타를 배출했지요. 비극도 있습니다. 1950년 제4회 브라질 대회에서는 브라질이 결승전에서 우루과이에게 지자 전국에서 조기가 게양됐고 수 십 명이 자살했지요. 1978년 아르헨티나 대회 때 브라질 국민은 아르헨티나가 페루를 대파하는 바람에 자국의 결선 진출이 좌절되자 페루영사관에 돌을 던지고 페루 시민을 습격했습니다.

삼바와 보사노바, 축구의 나라 브라질. 이번 월드컵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릴까요? 아니면 우승을 놓쳐 나라가 비탄에 잠길까요? 우리 대표 팀에만 매몰되지 않고 세계로 눈을 넓혀 경기를 즐기면, 월드컵 더욱 더 재미있지 않을까요?
 

축구 스타들의 축구 명언 10가지

○도전이 없으면 더 큰 성공은 없다 -박지성
○미친 사람이 이성적인 사람보다 세상을 더 많이 변화시킨다 –에릭 칸토나
○천재는 노력하는 사람을 이길 수 없고, 노력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을 이길 수 없다 -이영표
○포기하면 그 순간이 곧 경기의 끝이다 –오베르마스
○강한 자가 이기는 것이 아니라, 이기는 자가 강한 것이다 –베켄바우어
○축구는 실수의 스포츠다. 모든 선수가 완벽하게 플레이를 펼치면 스코어는 언제나 0대0이다 -메셀 플라티니
○힘이 드는가? 하지만 오늘 걸으면 내일 뛰어야 한다 -푸욜
○몸싸움이 두렵다면 그 후에 판단력도 없다 -라울
○절대 두렵지 않다. 나를 믿는 10명의 우리가 있기 때문이다 -카카
○무언가를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나 자신부터 바꿔야 한다 -과르디올라

<제 507호 건강편지 ‘인간의 문화 월드컵’ 참조>

오늘의 음악

오늘은 브라질 음악 세 곡을 준비했습니다. 첫 곡은 엘리스 레기나와 조 빔의 듀엣 곡입니다. ‘Aguas de Marco(3월의 물).’ 둘째 곡은 그룹 ‘Nova’의 ‘Desafinado’입니다. 셋째 곡은 군사독재 시절 망명생활을 했던 가수이지요. 질베르토 질의 ‘Vamos Fugir(벗어나자)’입니다.

♫ Aguas de Marco [엘리스 레기나] [듣기]
♫ Desafinado [노바] [듣기]
♫ Vamos Fugir [질베르트 질] [듣기]

    이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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