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걸음을 디뎌 세상을 바꾼 간호사
[이성주의 건강편지]전략가 나이팅게일
작은 걸음을 디뎌 세상을 바꾼 간호사
크림반도에서는 19세기 중반에도 러시아와 서방이 대립했습니다. 그때는 러시아가 백기를 들었지만 지금은 그럴 가능성이 적어보입니다. 1853~1856년 크림반도와 흑해의 주도권을 놓고 러시아와 오스만투르크, 영국, 프랑스, 프로이센, 사르데냐 공화국 등의 연합국이 한 판 붙은 전쟁이 바로 ‘크림전쟁’입니다.
‘크림전쟁’하면 플로렌스 나이팅게일이 떠오르지 않나요? 나이팅게일은 귀족의 딸로 태어나 세속적으로 행복한 삶을 살 수도 있었지만 ‘보람과 가치’를 추구한 여걸이지요.
나이팅게일은 1820년 오늘 영국인 부모의 이탈리아 피렌체(플로렌스)를 여행 중에 태어나 플로렌스란 이름이 생겼습니다. 그가 간호사의 길을 가겠다고 하자 부모는 펄쩍 뛰었습니다. 당시 간호사는 군인의 뒤치다꺼리를 하는 천한 직업으로 여겨졌기 때문이지요. 나이팅게일은 고집을 꺾지 않았습니다. 독일의 학교에서 간호학을 공부하고 1853년 런던 숙녀병원의 간호부장이 되었지요. 아버지는 어머니 몰래 나이팅게일이 영국 병원을 개혁하도록 물심양면으로 지원합니다.
나이팅게일은 1854년 ‘크림전쟁’의 참상에 대한 신문기사를 보고, 간호사 38명을 데리고 이스탄불로 향합니다.
나이팅게일하면 천막 막사에서 군인들을 치료하는 모습을 떠올리지만 그녀는 탁월한 전략가였습니다. 그는 장교들의 멸시를 이겨내고 철저한 기록과 통계수치를 들이대며 병원을 개혁, 5개월 만에 병원 사망률을 42%에서 2%로 줄입니다. 병원의 최고책임자가 본국에 “병원은 잘 운영되고 물품도 충분하다”고 보고하자, 영국의 지인을 통해 현장의 열악한 실태를 폭로합니다. 당시 군 당국은 나이팅게일에 대해 온갖 음해와 모략을 펼쳤습니다. 나이팅게일이 “이곳 관리들은 하나같이 가능하다면 나를 잔 다르크처럼 불태워 죽이고 싶어 한다”고 말할 정도였습니다.
그녀는 평판과 웅변보다 행동을 중시했습니다. 그는 “연극의 합창단처럼 2분마다 ‘전진하라, 전진하라’고 크게 노래 부르며 한 걸음도 내딛지 않는 인간만은 되지 말자”고 말했습니다.
‘세월 호’와 관련한 그 많은 사람 가운데 나이팅게일처럼 ‘불의의 관례’를 한 번이라도 의심하고, 문제를 해결하려 실제로 움직인 사람이 단 한 사람이라도 있었다면…. 부끄럽지만 이게 우리의 모습이고, 나의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사회가 근본적으로 변화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동의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나이팅게일이 주장한 것처럼 말보다는 행동이 필요합니다. 오늘, 저부터 바뀌겠습니다. 작은 규칙이라도 지키고, 옳지 않은 일은 아무리 사소해 보여도 하지 않겠습니다. 변화는 어렵기에, 몸부림치겠습니다. 여러분, 함께 하시지 않겠습니까?
나이팅게일의 명언
<제111호 건강편지 ‘강인한 나이팅게일’ 참조>
오늘의 음악
첫 곡은 1884년 오늘 천국으로 떠난 스메타나의 ‘나의 조국’ 중 ‘몰다우 강’입니다. 니콜라우스 아롱쿠르 지휘로 유럽 체임버 오케스트라가 연주합니다. 둘째 곡은 야니가 연주하는 ‘나이팅게일’입니다. 셋째 곡은 비 갠 뒤 어울리는 노래이지요? 레인보우의 ‘Catch the Rainbow’입니다.
♫ 몰다우 강 [N 아롱쿠르] [듣기]
♫ 나이팅게일 [야니] [듣기]
♫ Catch the Rainbow [레인보우] [듣기]